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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禮)의 재해석

(1) 禮: 제사와 예식의 규칙

주희: “하늘의 이치를 담은 문명 제도이고, 인간이 행하는 의식(儀式)의 규칙” 論語集注, 學而 1.12 (天理之節文,人事之儀則)

  • 산천(山川)이나 조상에게 바치는 제사의 절차와 규칙(rule)
  •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거행되는 여러 의례(儀禮)나 예식의 절차와 규칙(rule)
  • 冠婚喪祭

논어:

  • 장례나 제사를 禮에 따라 치룬다거나 爲政 2.5 (死葬之以禮,祭之以禮)
  • 제후국의 제사가 거행되는 대묘(大廟)에 갔을때 공자가 禮에 관해서 이것 저것 물어봤다. 八佾 3.15
  • 제자 자공이 매월 거행되는 제사(告朔)에 양()을 죽여 희생으로 바치는 것을 이제부터는 안하겠다고 했을 때, 공자가 “너는 그 羊을 사랑하는구나. 나는 그 禮를 사랑한다”고 말한 귀절 八佾 3.17 (爾愛其羊,我愛其禮)
  •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하(夏)나라의 예는 어땠는지 이야기 할 수 있는데, 기(杞)나라의 경우는 증거가 충분히 남아 있지 않아. 은(殷)나라 예는 어땠는지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송(宋)나라의 경우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문헌이나 박식한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이지. 그게 충분했다면 증거를 대며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子曰:「夏禮,吾能言之,杞不足徵也;殷禮,吾能言之,宋不足徵也。文獻不足故也,足則吾能徵之矣。」 (八佾, 3.9)
  • 누가 체(禘) 제사의 이론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그 이론을 아는 사람은 온 천하를 자기 손바닥 들여다 보듯하겠지요." 或問禘之說。子曰:「不知也。知其說者之於天下也,其如示諸斯乎!」指其掌。 (八佾, 3.11)

(2) 禮와 돈

  • 임방이 예의 근본에 대해서 질문하자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대단한 질문이군! 禮는 말이야, 사치스럽기 보다는 검소해야 하고, 喪을 당해서는 묘를 멋지게 꾸미기 보다는 숙연한 슬픔이 있어야지." 林放問禮之本。子曰:「大哉問!禮,與其奢也,寧儉;喪,與其易也,寧戚。」 (八佾, 3.4) [易墓,非古也。 예기, 단궁]
  •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관례에 사용하는 모자는 삼베()로 만드는 것이 예법()이긴 하지만 요즘에는 비단으로 만들고 있지. 그게 더 검소하니 나도 사람들이 하는대로 따르겠다." 子罕, 9.3
  • 자공이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으면 어떤가요?"라고 하자,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그럴 수 있지. 하지만 가난해도 즐겁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이만은 못해." 子貢曰:「貧而無諂,富而無驕,何如?」子曰:「可也。未若貧而樂,富而好禮者也。」 (學而, 1.15)
  • 안연이 죽었다. 안연의 아버지 안로(顏路)가 선생님께서 수레를 팔아서 겹관을 만드는 비용을 댈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이건 돈 문제가 아니고, 당신이나 내 아들에 관한 문제지요. 내 아들 이(鯉)가 죽었을때 나는 겹관이 아니라 홑관으로 장례를 지냈어요. 내가 수레를 팔고 걸어 다니면서 까지 겹관을 해주려 하지는 않았어요. 대부들 뒤에서 수행해야 하는 내가 걸어다닐 수는 없잖아요." (先進, 11.8)
  •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실질()을 앞세워 문()을 소홀히 하면 야만적이 되고, ()을 앞세워 실질을 소홀히 하면 그저 고문서나 다루는 史官일 뿐이지. 옛 문헌에 담긴 문화뿐 아니라 실질까지 빠짐없이 갖춰져야 비로소 군자라 하겠지.「質勝文則野,文勝質則史。文質彬彬,然後君子。」(雍也 6.18)
  • 文: 옛 문헌 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세련된 문물제도와 예법을 모두 부르기도 하고 “道가 드러난 것이 文이고, 예악(禮樂)과 제도를 모두 아울러서 文이라 부른다(道之顯者謂之文,蓋禮樂制度之謂)” 論語集注, 子罕 9.5
  • "주나라는 그 전의 두 왕조(하, 은)를 거울로 삼았지. 문화가 아주 대단했지! 나야 주나라를 따를 뿐." 子曰:「周監於二代,郁郁(욱)乎文哉!吾從周。」 (八佾, 3.14)
  •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공자가 격찬해 마지 않았던] 주공(周公)처럼 훌륭한 재능이 있어본들, 교만하고 구두쇠처럼 인색하게() 굴면 나머지는 봐줄 것도 없어.” 泰伯 8.11

(3) 의전(儀典) 절차와 규칙

  • 노나라 제후 정공(定公)과 제()나라 제후 경공(景公)이 정상회담을 하는 상황에서 양 제후국 정상이 격식을 갖추어 상대방을 맞이하는 외교적 의전 절차(會遇之禮)
  • 선생님이 "관중은 쪼잔해"라고 하자, 누가 이렇게 물었다, "관중이 검소했다는 뜻입니까?" 선생님이 말했다, "관씨는 집이 세채나 있었고 집마다 직원과 하인들이 따로 있었어. 그게 검소한건가?" "그렇다면 관중이 예법을 알았다는 뜻인지요?"라고 묻자, 선생님이 말했다. "제후국의 제후들이나 나무장식문을 두는데 관씨도 나무장식문을 가지고 있었고, 제후들이 서로 접대할 때 사용하는 음료 테이블을 관씨도 가지고 있었어. 관씨가 예법을 안다면 개나 소나 예법을 알게?" 管氏而知禮,孰不知禮? (八佾 3.22)
  •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장문중은 큰 거북()을 자기 집에서 길렀고, 기둥 끝 장식인 공포(斗栱)에는 산의 모습을 조각했고, 대들보 위의 장식 기둥에는 화려한 물풀 무늬를 그려넣었어. 그 자가 알긴 뭘 알어?” 公冶長 5.18
  • 계강자(季康子)가 “백성들이 정부의 권위를 존중하고 충성스런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되는가?”라고 묻자,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장중(莊重)한 모습으로 백성을 대하면 정부의 권위를 존중하게 되고, 효심과 자비심을 백성에게 베풀면 충성스러운 마음을 가지게 되고, 뛰어난 사람들을 기용하여 능력이 모자라는 이들을 가르치면 모두들 열심히 하게 될 것입니다.” (爲政 2.20)
  • 장엄하지 않은 모습으로 백성을 대하면 사람들이 정부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게 된다(不莊以涖之,則民不敬) (衛靈公 15.33)
  • 莊은 성대하게 장식된 모습을 말함(盛飾)
  • 선생님이 계손(季孫)씨(季平子)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팔일무를 자기집 정원에서 추게하다니! 이 꼬라지를 용인한다면 용인 못할 일이 어디있겠니?” (八佾, 3.1)
  • 윗사람들이 禮를 좋아하면, 백성들이 감히 함부로 하지 못하고, 윗 사람들이 義를 좋아하면 백성들이 감히 거역하지 않고, 윗 사람들이 신뢰를 지키면, 백성들이 진심을 다하게 된다.
    上好禮,則民莫敢不敬;上好義,則民莫敢不服;上好信,則民莫敢不用情 (子路, 13.4)
  • 윗사람들이 예를 좋아하면 백성들이 쉽게 움직여준다.
    子曰:「上好禮,則民易使也。」 (憲問, 14.41)

(4) 일상 생활과 행동의 규범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예(禮), 예(禮) 그러는데, 내가 옥이나 비단 이야기 하는 줄 아니? 음악이 어쩌구 하는데 내가 종이나 북 이야기 하는 줄 아니?"
子曰:「禮云禮云,玉帛云乎哉?樂云樂云,鐘鼓云乎哉?」 (陽貨, 17.11)

修五禮、五玉、三帛、二生、一死贄 (尚書, 虞書, 舜典 4) 순임금이 다섯가지 제사 예법을 정비하였는데, 다섯 가지 옥과 세 가지 비단과 두 가지 살아있는 희생물과 한 가지 죽은 희생물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예법과 음악에 대해서 진취적 입장에 서는 자들은 시골출신들이지. 예법과 음악에 대해서 보수적 입장에 서는 자들은 고귀한 군자들이고. 실용적 측면에서 나는 진취적 입장에 서는 자들을 따른다."
子曰:「先進於禮樂,野人也;後進於禮樂,君子也。如用之,則吾從先進。」 (先進,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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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방문할때 댓돌 아래에서 절을 하는 것이 예법이지만 요즘에는 댓돌 위에 오른 다음에 절을 하지. 그건 거만한 것이니 비록 대세에는 역행하지만 나는 댓돌 아래에서 절을 하겠다.”  拜下,禮也;今拜乎上,泰也。雖違眾,吾從下。 (子罕, 9.3)

顏淵問仁。子曰:「克己復禮為仁。一日克己復禮,天下歸仁焉。為仁由己,而由人乎哉?」 안연이 그 상세한 내용에 대하여 묻자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예법()에 어긋나는 것은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움직이지도 말아.” 안연이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비록 명민하지는 않지만, 이 말씀을 소중히 받들겠습니다.” (顏淵 12 . 1)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군자(君子)가 문물을 폭 넓게 배우고 예법()으로 자신을 제약한다면 선을 넘지는 않겠지!” (雍也 6.27) (顏淵 12.15)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옛문헌과 문물 제도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나를 폭넓게 만들며, 예법()으로 나를 제약하신다(約我以禮) (子罕 9.11)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군자는 옳음을 바탕으로 삼아, 예법()에 맞게 행동하고, 겸손하게 나서며, 믿음직스럽게 일을 이루어낸다. 이게 군자 아니겠나!” (衛靈公 15.18)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관대하지 못하고, 짐짓 예법을 지킨다면서 함부로 행동하고, 상을 당해서도 슬픔이 없는 것들 꼬라지를 내가 어떻게 눈뜨고 봐줄 수 있겠니?” (八佾 3.26)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군자는 온 세상을 향해서 간다. 꼭 이래야 하는 것도 없고 이러면 안 된다는 것도 없다. 옳음이 그와 함께 간다.” (里仁 4.10)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법에 정해진 내용을 따르지 않을 수 있겠나? 하지만 법을 개선하는 것이 더 귀하지. 칭찬하는 말을 들으면 기쁘지 않을 수 있겠나? 하지만 그 말을 가려듣는 것이 더 귀하지. 칭찬한다고 좋아하기만 하고 그 말을 가려듣지 않고, 법을 따르기만 하고 개선하지 않는 자들은 도무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네.”
子曰:「法語之言,能無從乎?改之為貴。巽與之言,能無說乎?繹之為貴。說而不繹,從而不改,吾末如之何也已矣。」 (子罕, 9.24)

그런데 난 달라. 허락된 것도 없고 금지된 것도 없어.
「我則異於是,無可無不可。」 (微子, 18.8)

조선시대의 예송 논쟁...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과거를 되살려 새로운 것을 이해한다면 스승이 될만하지.”
子曰:「溫故而知新,可以為師矣。」(為政 2.11)

사람은 예법에 구속되는가, 국법에 구속되는가, 형벌에 구속되는가?

Genuine / Fake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돼먹지 않으면 예법은 어떻게 되겠니? 사람이 돼먹지 않으면 음악은 또 어떻게 되겠니?”
子曰:「人而不仁,如禮何?人而不仁,如樂何?」 (八佾, 3.3)

자하(子夏)가 이렇게 질문했다. “‘애교스런 미소에 잘생긴 그대, 아리따운 눈망울에 또렷한 눈동자, 순백에 나타나는 영롱한 색채’ 이게 뭔말이예요?”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흰색이 마련된 후에 그림을 그린다는 거지.” “그럼, 禮는 나중 일이란 건가요?”라고 자하가 말하자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商이 나를 일깨우는구나! 이제 너랑 詩를 이야기할 수 있겠구나.”
子夏問曰:「『巧笑倩(천)兮,美目盼(반)兮,素以為絢(현)兮。』何謂也?」子曰:「繪事後素。」曰:「禮後乎?」子曰:「起予者商也!始可與言詩已矣。」 (八佾, 3.8)

선생님이 魯나라의 음악 총책임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렇게 말했다. “음악은 이런 것 같아요. 시작이 있고, 다함께 합창하고, 거기 따라가고, 순수하게 이어지다가, 격열한 부분도 있고, 섬세하게 여러 파트가 나뉘어지기도 하면서 완성이 되지요.”
子語魯大師樂。曰:「樂其可知也:始作,翕(흡)如也;從之,純如也,皦如也,繹(역)如也,以成。」(八佾, 3.23)

예법의 역할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시(詩)를 통하여 고무되고, 예법으로 입지가 확보되고, 음악으로 완성된다."
子曰:「興於詩,立於禮。成於樂。」 (泰伯, 8.8)

이름과 실질이 서로 드러맞지 않으면(명칭에 걸맞는 내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말이 꼬이고, 말이 꼬이면 되는 일이 없고, 되는 일이 없으면 예법과 음악(禮樂)이 흥하지 못하게 되며, 예법과 음악이 흥하지 않으면, 형벌이 빗나가게 되며(不中), 형벌이 빗나가면 백성들이 어디에 손발을 둬야할지를 모르게 된다.
名不正,則言不順;言不順,則事不成;事不成,則禮樂不興;禮樂不興,則刑罰不中;刑罰不中,則民無所措手足。」 (子路, 13.3)

刑 v. 禮 , “진정한 rule of law”?

정치공학으로 사람들을 유도하고 형벌로 다스리면, 사람들이 요리조리 빠져나가고 부끄러운줄 모르게 되고, 덕으로 이끌고 예법으로 다스리면,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알고, 격조가 있게 된다.
子曰:「道之以政,齊之以刑,民免而無恥;道之以德,齊之以禮,有恥且格。」 (為政, 2.3)

껍데기는 가라!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운명을 모르면 고귀한 군자가 될 수 없고, 예법을 모르면 입지를 확보할 수 없고, 말귀를 못알아 들으면 사람을 이해할 수 없지."
子曰:「不知命,無以為君子也。不知禮,無以立也。不知言,無以知人也。」(堯曰,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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