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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사례연습 제2차 과제 (9월19일 수업분)

                                        2001110125 서윤석
                                        2001110142 김윤태

[물음 1]

Ⅰ. 갑의 을에 대한 소유권 이전등기 절차의 이행청구의 당부

 1. 을의 재산상속포기서 교부행위의 법적 평가
 위 사안에서 1983년 11월 11일 피상속인 A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되었고 을의 갑의 강박에 의하여 1984년 5월 14일
재산상속포기서에 날인하고 이를 공증받아 교부해주었다. 이때 을이 한 상속포기는 3개월의 상속포기기간(제1019조 제1항)을 경과한
상속포기인바 이러한 의사표시의 효력이 문제된다. 대법원 판례는 “민법 제 1019조 제 1항 소정의 기간을 경과한 후에 신고된
것이어서 상속포기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는 1인이 고유의 상속분을 초과하여 상속재산 전부를 취득하고
나머지 상속인들은 이를 전혀 취득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상속재산에 관한 협의분할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고 판시한바
있다(95다45545). 사안의 경우에도, 을이 한 상속포기는 상속포기로서의 효력은 없지만, 을이 갑에게 자기의 상속지분에 대한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갑의 을에 대한 소유권 이전등기 청구권이 유효하게 발생하였는지 여부

  (1) 문제점:  갑과 乙사이의 증여계약의 효력
  사안에서 갑의 협박에 을이 겁을 먹고 갑과 증여계약을 맺은바 이와같이 법률행위의 일방 당사자의 의사형성과정에서 강박이 개입된 경우
증여계약이 무효인지, 혹은 취소사유가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증여계약의 103조 위반 여부: 이른바 법률행위성립과정의 불법 사안

   1) 판례의 태도
  판례에 따르면 민법 103조에 의하여 무효로 되는 반사회질서 행위는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경우뿐 아니라 그 내용 자체는 반사회질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여도 법률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법률행위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반사회질서적 성질을 띠게 되는 경우 및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를 포함하나, 이상의 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단지 법률행위의 성립과정에 강박이라는 불법적 방법이 사용된
데에 불과한 때에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의 하자나 의사의 흠결을 이유로 효력을 논의할 수는 있을지언정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한다(2000다47361). 따라서 판례의 견해에 따르면 갑과 을사이의 증여계약은 103조 위반으로
무효라고 볼 수 없다.
    2) 위의 판례의 태도에 비판적인 견해
   하지만 이러한 판례의 견해에 대하여 반양속질서의 법률행위를 판시와 같이 유형화한 것부터 근거가 없고, 극단의 형식논리라는 견해,
구체적 형평성의 관점에서 103조의 적용을 긍정해야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사안과 같이 급부행위가 이루어지지 않아 민법 746조의
불법원인급여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는 더욱 103조의 적용을 긍정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 강박은 이미 불법적 방법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범죄행위에 의한 심히 정의에 반하는 법률행위에 해당되므로 제103조의 적용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가
있다. 이 견해에 따르면 갑과 을 사이의 증여계약은 103조 위반의 절대적 무효이므로 을은 누구에게나 증여계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고 선의의 제3자에게도 무효로 대항 가능하다.

  3) 소결
  법률행위의 성립과정에서 강박이라는 불법적 방법이 사용된 경우에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의 하자(제110조)나 의사의 흠결을 이유로
효력유무를 논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법률행위 성립과정에서의 불법적 방법까지 103조 위반 무효로 한다면
거래안전을 해할 위험이 크고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의 취소를 규정한 110조의 규정취지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취소권의
제척기간을 규정하여 당사자간의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하려고 하는 민법의 취지에도 반하므로 판례의 견해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을은 증여계약이 103조 위반으로 무효임을 주장할 수 없다.

  (3) 증여의 의사표시가 민법 107조 1항의 비진의표시인지 여부
 위 사안에서 갑과 을의 증여계약이 비진의표시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진의표시란 의사와 표시의 불일치를 표의자 스스로 알면서 하는
의사표시를 말한다. 비진의표시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있지만 상대방이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무효로
한다(107조1항). 위 사안에서 을은 갑의 강박에 의하여 증여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이러한 증여의 의사표시가 내심의 효과의사를
결여하였고 이를 갑도 알 수 있었으므로 무효는 아닌지가 문제이다. 판례의 견해에 따르면 비진의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비록 재산을 강제로 뺏긴다는 것이 표의자의 본심으로 잠재되어 있었다 하여도 표의자가 강박에 의하여서나마 증여를 하기로
하고 그에 따른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 이상 증여의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한다(2000다47361).
만약 판례와 달리 진의를 “표의자가 진정으로 바라는 의사로 본다”면 이는 법적으로 의미 없는 동기에 대해 지나친 법적 의미를
부여하여 거래안전을 해하는 해석이라고 보며, 특히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의 경우 대부분 107조 1항 단서에 따라 무효가 되며
110조는 적용될 여지가 거의 없게 된다는 점에서 판례의 태도가 타당하다고 본다.
 사안의 경우 비록 부당하게 외부에 의해 간섭을 받기는 했어도 여전히 실제로 증여를 하겠다는 내심의 효과의사가 존재하고 그 내심의
효과의사를 외부에 표시하려는 의사에 의해 표시행위를 한 것이므로 비진의의사표시가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없을것이다.
 따라서 위 증여계약이 비진의의사표시로서 무효라고 볼 수도 없다.

 (4)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
  1) 민법 110조 1항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인지 여부
 강박이란 고의로 해악을 가하겠다는 위협으로 공포심을 야기하는 위법행위를 말하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민법 제110조에 의해서
취소할 수 있다. 그런데 강박의 정도가 극심하여 의사표시자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완전히 박탈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경우에는 효과의사에
대응하는 내심의 의사가 결여되어 있으므로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취소의 대상이 되려면 심리적 강제는 있었으나
피강박자에게 여전히 의사결정의 여지는 존재해야 한다. 나아가 피강박자의 의사표시의 존재, 강박자의 고의, 강박행위의 위법성,
강박행위와 피강박자의 의사표시사이의 인과관계가 요구된다.
 사안에서 갑은 을에게 상속포기를 하지 않으면 관계 당국에 을의 과거 외화밀반출 사실을 고발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을은 미국으로
돌아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당장 구속되어 구금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해악을 고지하였다. 이와 같은 외화밀반출에 대한 고소.
고발은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볼 수 있으나 구 수단을 통하여 추구하려는 목적을 결합하여 볼 때 고발여부에 대한 고지는 위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을은 갑의 위법한 강박에 의하여 의사표시를 하였고 강박과 의사표시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고 갑에게 고의를 인정 할
수 있으므로 을은 증여의 의사표시는 110조 1항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한다.

   2) 을이 증여의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
   110조 1항에 따라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를 한 표의자는 원칙적으로 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 경우 취소한 법률행위, 즉
증여계약은 처음부터 무효인 것이 된다(141조). 하지만 취소권을 행사하기 까지는 법률행위는 유효하게 성립하게 되는데,
법률행위가 취소될 수 있는 유동적 상태를 장기간 방치하는 것은 거래안전에 반하므로 민법 146조는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내에 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내에 행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안에서 을은 1984년 5월12일 강박을 당하여 1984년 5월14일날 갑과 증여계약을 맺었고 강박상태가 계속 유지되었다는
정황이 없는 이상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한, 1987년 5월 14일 24시를 기점으로 취소권의 제척기간이 도과하여
더 이상 취소권을 행사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갑과 을의 증여계약은 확정적으로 유효하게 된다.

  (5) 소결
   을의 증여의 의사표시에 강박이 개입하였다고 하여 증여계약 자체가 민법 103조의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할 수는
없고, 을은 증여의 의사표시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민법107조 1항의 비진의의사표시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다만,
을의 의사표시 과정에서 갑의 강박이 개입되었으므로 110조 1항에 따라 을에게 의사표시의 취소권이 발생하였으나 146조의
제척기간이 경과하여 취소권이 소멸하였으므로 증여계약은 확정적으로 유효하게 된다. 따라서 갑의 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권은
유효하게 성립하였다.

3. 갑의 을에 대한 소유권 이전등기 절차의 이행청구의 소의 인용가부

   (1) 이행불능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안에서 상속지분의 가장매매를 통하여 을이 병에게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바, 을의 갑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채무가
이행불능에 이르렀는지가 문제된다. 채무의 이행이 불능이라는 것은 단순히 절대적, 물리적으로 불능인 경우가 아니라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경험법칙 도는 거래상의 관념에 비추어 볼 때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행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을과
병이 통모하여 실질적 거래관계 없이 형식적으로만 상속분의 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이는 민법 108조 1항의 통정한 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을에게 아직 소유권이 남아있으므로 을의 갑에 대한 채무는 이행가능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을으로부터 병으로의 소유권 이전등기가 의제자백을 통한 법원의 판결의 이행으로서 행해졌고, 선행 판결의 기판력상
을은 자신의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 행사의 일환으로서 병의 소유권등기를 말소하도록 청구하는 것이 불가능한바, 이중매매의
사례에서와 같이 1990년 8월 29일 병명의으 소유권이전등기 경료시에 을의 갑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채무는 불능에
이르렀다고 판단된다.

   (2) 이행불능의 효과와 갑의 청구의 이유구비성 여부
    이행불능은 이제 더 이상 제1차적 급부의무의 실현이 가능하게 되지 않은 경우이므로, 제1차적 급부의무는 소멸하게 된다. 다만,
급부가 채무자에게 책임있는 사유로 불능이 된 경우에 채권자에게 손해배상청구권, 계약해제권 및 대상청구권이 발생하게 된다.
사안의 경우에도 을의 갑에 대한 계약상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의무는 소멸하게 되며, 갑의 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는 이유가 없어 기각되어야 한다.

Ⅱ. 병에 대한 지분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청구의 당부

 1. 채권자대위권의 요건 구비여부
  채권자가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채권자대위권이라고 한다 (민법404조 1항).
채권자대위권을 재판상 행사하는 경우에는 대위권자는 피보전채권의 존재, 보전의 필요성, 피대위권리의 존재, 채무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것을 주장, 입증해야 한다.
  채권자대위권은 채권자취소권과 달리 특정채권의 보전을 위해서도  행사가능한바 갑의 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라는 피보전채권은
존재한다.
  채권보전의 필요성의 요건으로서 채무자 乙의 무자력이 필요한지 여부가 문제되지만, 판례는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권리와 대위하여
행사하려는 채무자의 권리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지 않으면 자기 채권의 완전한 만족을
얻을 수 없게 될 위험이 있어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는 것이 자기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 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채권자 대위권의 행사가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는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하여 특정채권 보전을 위한 채권자대위권행사의 경우 일정한 경우 채무자의
무자력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사안의 경우도 갑의 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과 을의 병에 대한 이전등기 말소 청구권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을의 무자력요건은 요구되지 않는다.
  사안의 경우 피대위권리인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청구권이 존재하는지 여부가 문제되는데, 을과 병의 상속지분 매매계약은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고 이로인한 소유권이전등기 또한 원인없이 행해진 것이므로 소유권의 변동이 없으며, 상속지분의 현재 소유권자인 을은 병에게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의 일환으로서 말소등기 청구가 가능하다. 따라서 피보전채권 또한 존재한다. 을이 병에게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를 하고 있지 않으므로 본 요건도 충족한다.

 2. 채권자 대위권의 행사가 전소 법원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는지 여부
   채권자대위소송의 법적 성질에 대해서 다수설과 판례는 소송담당설을 취하며, 이에 따를 때 갑은 자신의 이름으로 을의 권리관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된다. 전소, 즉 1989년 6월 28일 의제 자백에 의한 병의 승소판결에 따라 을과 병사이에 병의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권의 존재에 대하여 기판력이 발생하고, 갑이 제기한 채권자 대위소송에서의 소송물은 전소의 소송물과 모순관계에
해당하여 전소의 기판력이 후소에 미치게 된다. 따라서, 기판력의 본질에 대한 판례의 태도인 모순금지설에 따를 때, 갑의 채권자
대위소송은 전소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므로 법원은 기각판결을 해야한다.
                                                                                       3.
소결
  갑의 채권자대위소송은 자신의 이름으로 을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것인바, 전소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하므로 법원은 기각판결을
해야한다.

  [물음2]

  I. 문제점
   갑은 병에게 공동불법행위(민법 760조)를 이유로, 즉 을의 갑에 대한 배임행위의 참가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하고 있다.
다수견해와 학설은 760조의 ‘공동의’의 의미를 상호간에 의사의 공통이나 공동의 인식이 필요하지 아니하고 그들의 각 행위에
관련공동성 있으면 족하다고 보아 객관적관련공동설을 취하는데, 사안의 경우 을과 병의 상속지분의 가장매매에 있어 상호간의 공모가
있었으므로 학설대립 여부와 상관없이 760조의 ‘공동의’ 요건을 충족한다. 이제 을과 병의 상속지분 이전 및 그에 따른 을의
갑에 대한 배임행위에의 참가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한다.

  II. 을이 병에게 상속분을 이전한 행위가 갑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불법행위의 성립하기 위해서는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가해행위가 존재하고, 가해행위의 위법성이 있어야하며, 손해가 발생하고,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한다
  위 사안을 살펴보면 을은 취소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이 사건 증여약정을 무효화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태에서 피고 을이 증여약정이 자신의 의사표시만으로 취소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후일에 이를 취소할 것을 전제로 자신의
상속지분을 병에게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어떤 사정으로 제척기간 내에 취소하지 못한 채 이를 경과한 것 뿐이라면, 을에게
임무에 위배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배임의 고의가 있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통상 요구되는 주의의무에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도 할 수 없어 그와 같은 행위는 불법행위가 되지 않는다.

 III. 소결: 갑의 병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부
  을이 병에게 자신의 상속분을 이전한 것은 가해행위에 대한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갑에 대한 불법행위라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병 또한 불법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갑을 병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이유가 없다.

[물음3]

 I. 문제점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① 채무자의 급부가 채권 성립 후 불가능하게 되었을 것, ②불가능이 채무자에게
책임있는 사유에 의한 것, ③ 이행불능이 위법한 것일 것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앞에서 사안의 경우는 갑의 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성립 이후에 이행불능이 발생하였다는 것을 검토한바 있다. 또한 이행불능은 을이 병에게 법원의 확정판결에
기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함으로써 발생하였는바, 불가능이 채무자에게 책임있는 사유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다만, 이행불능에
이르게 한 채무자의 행위가 위법한지 여부, 그리고 긴급피난, 자구행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한다. 만약,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였다면, 강박행위를 한 갑이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권리행사가 금지되는지 여부와 갑의 손해배상채권이 민법 162조 제1항의 기간을
도과하여 소멸시효가 완성하였는지 여부를 검토하겠다.

II. 을의 갑에 대한 채무불이행의 위법여부
  1. 채무불이행에 있어서의 위법성의 평가
 을의 상속지분 이전행위가 갑에 대한 채무불이행으로서 위법한지 여부가 문제이다. 판례는 “채무불이행에 있어서 확정된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이 행하여지지 아니하였다면 그 자체가 바로 위법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이는 불법행위와는 달리
채권관계와 같은 특별결합관계에서는 독자적인 판단단계로서의 위법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로 평가할 수 있다. (판례는
의무위반 자체를 위법성의 개념에 포괄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채무불이행에 있어서는 채무자가 부담하는 특별한 ‘행태의무’, 즉 존재하는 채권관계의 내용에 따라 정하여지는 급부의무나 부수의무의
위반이 이미 인정된다. 위법성, 즉 누구나 지켜야 할 일반적인 법명령의 위반보다 앞서서 채권관계로부터 발생하는 특별한 의무가 위반된
것이다. 그러므로 일단 그러한 의무위반이 인정되는 이상 따로 위법성의 인정유무를 따질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다.

 2. 사안에서 위법성 조각사유가 있는지 여부
  채무불이행이 있더라도 그 이행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성을 조각할 만한 행위에 해당하게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 채무불이행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위 사안에서 을의 병에 대한 이중양도행위가 정당방위, 긴급피난, 자구행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 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을은 강박의 상태가 끝난 후 원고에 대하여 증여의 의사표시를
취소하는 것만으로 위 증여약정의 효력을 소멸시킬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원고를 상대로 증여약정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등 각종 쟁송의
방법으로 자신들의 법적 지위를 보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을의 갑에 대한 채무불이행은 위법한 것이다.

III. 증여약정에 기한 갑의 권리 행사가 신의칙에 반하는지 여부
 이 사건 증여약정이 강박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는 그에 기한 갑의 권리 행사를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IV.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여부
 민법 162조 1항에 따라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위 사안에서 갑은 을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의무가 불능으로 된 것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고 그 준비서면이 1999년
11월 8일자로 을에게 송달 되었으므로 이 시점에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수 있다. 손해배상청구권의 기산점은 이행불능시
인데 사안에서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 결정을 받아 기입등기한 때를 이행불능시로 보면 1999년 7월 22일 0시로 소멸시효가 만료되기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할수 없다. 그러나 병으로의 소유권 이전등기 시점인 1990년 8월29일을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보면
갑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으므로 갑은 을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 할 수 있다.
 매매의 목적이 된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의 처분금지가처분의 등기가 기입되었다 할지라도, 이는 단지 그에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가처분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효과가 있다는 것일 뿐 그것에 의하여 곧바로 부동산 위에 어떤 지배관계가 생겨서 채무자가 그
부동산을 임의로 타에 처분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 하겠으므로 그 가처분등기로 인하여 바로 계약이 이행불능이 되는 것은
아니고, 제 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는 등 사회거래의 통념에 비추어 계약의 이행이 극히 곤란한 사정이 발생하는 때에
비로소 이행불능이 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갑은 을에 대하여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행사가 가능하다.

V. 사안의 해결
 갑은 을에게 이행불능으로 인한 전보배상청구권의 행사가 가능하며 손해배상가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불능시의 목적물의 시가와
그에 대한 이자에 상당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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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창, 로마법 703-784, 789-792 면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I. 채권/채무

Obligationum substantia non in eo consistit, ut aliquod corpus nostrum aut servitutem nostram faciat, sed ut alium nobis obstringat ad dandum aliquid vel faciendum vel praestandum. 채권의 본질은 어떤 물건이나 役權을 우리것으로 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로하여금 무엇을 주거나, 하거나, 제공하도록 강제하는데 있다. Dig.44.7.3pr

II. 채권/채무 의 발생원인

'계약' / 불법행위 / 기타법률상원인

Obligationes aut ex contractu nascuntur aut ex maleficio aut proprio quodam iure ex variis causarum figuris. 채권채무관계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거나, 불법침해로 인하여 발생하거나, 기타 사유를 이유로 법에 규정된 경우 발생한다. Dig.44.7.1pr.

III. '계약'의 종류

  1. 언어계약(contractus verbis; 문답서약 stipulatio)
    • 문답의 현장성(...dari spondes? Spondeo.)
    • 증서(cautio)작성관행 - 증서의 증명력
    • 更改(novatio)
    • adstipulator (연대`채권자'):
      • 연대채권자도 소구가능,
      • 그러나 수령물은 `주채권자'에게 인도하여야 함(mandati iudicio nobis restituere cogetur. Gai. 3.111)
      • ut aliquid post mortem nostram detur (Gai. 3.117, 그리고 Gai. 3.100 참조)
    • sponsor/fidepromissor//fideiussor
      • fideiussor는 자연채무에 대하여도 책임
      • sponsor/fidepromissor는 사망으로 채무소멸, fideiussoris autem etiam heres tenetur. Gai. 3.120
      • lex Appuleia: 부담분 초과하여 변제한 보증인이 잔여 보증인에 대하여 구상권 행사 가능 (inter sponsores et fidepromissores lex Apuleia quandam societatem introduxit Gai. 3.122)
      • lex Furia (c. 200BC): 이탈리아에 한하여 sponsor/fidepromissor의 책임 감경 - 2년 이후 소멸, 인원수에 따른 안분
      • fideiussor는 전액에 대하여 책임, 다른 보증인에 대하여 구상권 없음, 그러나 하드리안의 칙서로 인해 자력이 충분한 fideiussor가 수인인 경우에는 그들간에는 인원수에 따라 안분
      • 부종성, 주채무자에 대하여는 구상가능 (eius reciperandi causa habent cum eo mandati iudicium. Gai. 3.127)
    • condictio certae rei / actio ex stipulatu (Dig. 12.1.24)
  2. 要物계약
    • 금전소비대차 mutuum
      • 동종, 동량물의 반환의무 Dig. 12.1.3 (... ut eiusdem generis et eadem bonitate solvatur, qua datum sit. 받은 것과 같은 종류, 같은 품질의 것을 지급할 것...)
      • Si tibi dedero decem sic, ut novem debeas, proculus ait, et recte, non amplius te ipso iure debere quam novem. sed si dedero, ut undecim debeas, putat proculus amplius quam decem condici non posse. 만일 너에게 10을 주면서 9를 빚진 것으로 하였다면, 프로쿨루스는 법률상 너는 9이상 빚지지 아니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10을 건네 주면서 11을 빚진 것으로 하였다 해도 프로쿨루스는 10이상 소구할 수 없다고 하였다. Dig. 12.1.11.1
      • S.C. Macedonianum: 가남에게 교부한 대여금은 반환청구 불가 (Dig.14.6.1pr), 매매등 다른 거래로 인하여 지급하여야 할 금원은 청구가능, peculium castrense 의 한도에서는 적용없음
    • 무상보관 depositum
      • 보관편의를 제공하는 자의 주의의무: dolus

        Si vestimenta servanda balneatori data perierunt, si quidem nullam mercedem servandorum vestimentorum accepit, depositi eum teneri et dolum dumtaxat praestare debere puto: quod si accepit, ex conducto.
        목욕탕 종업원에게 맡긴 옷이 멸실된 경우, 옷을 맡은 종업원이 보관료를 받은 바 없다면 무상임치의 법리에 따라 책임을 져야하므로 惡意가 있는 한도에서 배상책임이 있다. 만일 보관료를 받았다면 賃契約에 따른 책임을 진다. Dig. 16.3.1.8

      • 약정에 의하여 culpa 로 변경 가능:

        Si convenit, ut in deposito et culpa praestetur, rata est conventio: contractus enim legem ex conventione accipiunt. 무상보관이지만 過失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합의한 경우, 그 합의는 유효하다: 합의한 대로 법적으로 구속된다. Dig. 16.3.1.6

      • dolus 에 대한 면책약정은 무효:

        Illud non probabis, dolum non esse praestandum si convenerit: nam haec conventio contra bonam fidem contraque bonos mores est et ideo nec sequenda est. 惡意로 끼친 손해에 대하여도 면책된다는 약정을 하였다 해도 이를 승인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약정은 信義則과 善良한 풍속에 반하고 따라서 준수될 수 없기 때문이다. Dig. 16.3.1.7

      • dolus의 뜻:

        Quod nerva diceret latiorem culpam dolum esse, proculo displicebat, mihi [Celsus] verissimum videtur. nam et si quis non ad eum modum quem hominum natura desiderat diligens est, nisi tamen ad suum modum curam in deposito praestat, fraude non caret: nec enim salva fide minorem is quam suis rebus diligentiam praestabit. 중대한 過失은 惡意라고 네르바가 말한데 대하여 프로쿨루스는 반대하였으나, 내[켈수스]가 보기에는 아주 옳다. 왜냐하면 일반인이 사실상 기울이는 정도의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할 수는 없을지라도 무상보관을 함에 있어 자신이 스스로 기울이는 정도의 주의도 기울이지 아니한다면 속임수가 없다고 할 수 없다. 자신의 재물에 대하여 기울이는 정도의 주의도 기울이지 아니하는 것은 신의를 지킨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Dig. 16.3.32

      • infamia
      • 위난임치의 경우 - 2배액 배상책임
    • 사용대차 commodatum
      • 수익자의 주의의무:
        • (custodiam praestare) - Quae de fullone aut sarcinatore diximus, eadem transferemus et ad eum, cui rem commodauimus. nam ut illi mercedem capiendo custodiam praestant, ita hic quoque utendi commodum percipiendo similiter necesse habet custodiam praestare. 세탁인이나 재봉사에 대하여 이야기한 내용은 물건을 무상 사용하도록 한 자에게도 적용된다. 왜냐하면 보수를 받은 자에게 보관책임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물건을 사용하는 편의를 취한자도 보관책임을 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Gai. 3.206
        • In rebus commodatis talis diligentia praestanda est, qualem quisque diligentissimus pater familias suis rebus adhibet, ita ut tantum eos casus non praestet, quibus resisti non possit, veluti mortes servorum quae sine dolo et culpa eius accidunt, latronum hostiumve incursus, piratarum insidias, naufragium, incendium, fugas servorum qui custodiri non solent. 무상사용 중인 물건에 대하여는 매우 주의깊은 家父가 기울이는 정도의 주의를 기울일 것이 요구된다. 그렇지만 다음과 같이 항거 불능한 경우에는 책임이 없다. 즉, 惡意나 잘못없이 발생한 노예의 사망, 용병이나 적군의 침입, 매복한 해적의 습격, 난파, 화재, 출입이 자유로운 노예가 도주한 경우 등에는 책임이 없다. Dig. 13.6.18pr
        • 사용자가 이득을 보는 것이 보통이므로 잘못이 있거나 주의를 해태한 경우 책임을 져야한다(et culpam praestandam et diligentiam). Dig. 13.6.5.3
      • 약정내용과 다르게 사용한 결과 생긴 손해: 불가항력을 이유로도 면하지 못함. 일체의 위험(omne periculum)에 대하여 책임 있음.
  3. 문서계약
    • 금전출납대장 기입
    • 인락증서(chorographs) / 채무증서(syngraphs): 외국인에 특유한 채무
  4. 합의계약

IV. 무명계약

V. 합의

VI. 사무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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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회사의 법인격을 부인하는 이론으로서 법인 형해론의 요건

판결요지
이 른바 법인 형해론의 입장에서 회사의 법인격이 부인되기에 이르렀다고 보려면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의 운영이나 기본재산의 처분에 있어서 주식회사 운영에 관한 법적절차등을 무시하고 위법부당한 절차에 의하여 외형상 회사형태를 유지하는데 불과한 경우를 말한다.

따름판례
서울고등법원 1976. 5.27 선고 75나616 판결, 대법원 2001. 1.19 선고 97다21604 판결, 서울고등법원 2004.12.16 선고 2004나12617 판결

관련문헌
<학회논문>
⊙ 이 판례를 인용한 논문/평석
* 2001 년 상법 개정에 따른 1 인 회사의 설립인정과 남용대책 (30 page)
<논문평석>
법인격부인과 기판력·집행력,법인격무시의 법리
<주석서>
주석 민법 p.151 ,주석 상법 p.107,주석 상법 p.111

원심판례
서울고등법원 1974.5.8. 72나2582

전문
1977.9.13.. 74다954 보증채무금등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차영일 소송대리인 변호사김정후
【피고, 상고인】 김봉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수영
【원 판 결】 서울고등법원 1974.5.8. 선고 72나2582 판결
【주 문】 원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 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 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그 대표이사로 된 소외 태▽주식회사에 관하여 원심이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원판시와 같은 여러가지 사실을 종합한 끝에 위 소외 회사는 회사의 운영이나 기본재산의 처분에 있어서 주식회사 운영에 관한 법적절차 예컨대 주주총회 이사회의 결의 감사권의 발동 기타 절차는 거의 무시되고 대표이사인 피고의 단독재산 단독기업의 운영과 같이 운영되고 다만 외형상 회사형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최소한의 극히 불실한 회사 명목을 유지하였음에 불과하였다고 판시하고 이러한 소외 회사는 형해에 불과한 법인이고 그 배후에 실존하는 기업주는 피고자신이므로 위 회사는 법인격을 부인 받□야 할 것이며 따라서 본건 회사의 채무는 피고가 단독으로 부담하거나 또는 위 회사와 공동으로 부담하거나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시하고 있다
살피건대 이는 원심이 강학상 이른바 “법인형해론”을 채용하여 입론한 것인 바 그 형해론을 채용함이 가한가 여부의 문제에 들어가기전에 우선 본건 소외 태▽주식회사의 실태가 원심의 이른바 형해에 불과한 지경에 이르렀는가 여부를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갑 제9호증(주식회사 설립등기신청서) 갑 제10호증(정관)갑 제11호증의 1-7(주식인수증)갑 12호증의1,2(창립사항보고서 및 동의서) 갑 제13호증의 1,2(위임장 인감계)을 제5호증(불기소증명) 및 이 사건 기록에 편철된 피고에 대한 공소 불제기이유고지의 내용(732정내지797정) 위 형사사건 기록검증결과중 김♡종, 양◎, 문▣경의 각 진술조서 가운데 회사의 발기 설립총회와 주주총회 및 임시주주총회의 개최와 때로는 가족회의형식으로 주주전원의 합의결의가 성립되어 회사운영을 하여 왔다는 각 진술기재부분(564-568정) (584-585정) (588-589정) (600-604정) (613-617정) 원심증인 양학의 증언중 사무소분리에 관한 부분(154정)에 피고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의 기재내용(619정이하)을 종합하고 거기에다가 같은 소외 회사의 운영권을 원고와 소외 박△상 양학에게 일시 위임하였다가 해제한 점(원심은 이점을 위 회사의 형해성을 뒷받침하는 한 자료로 들고 있으나 당원은 이점을 피고가 위 회사의 운영을 혼자서만 자의로 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자료로 본다)을 아울러보면 피고가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원판시와 같이 위법부당한 절차에 의하여 회사 운영상 필요로하는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무시하고 등한히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웁고 더구나 1인주주인 소위 1인회사도 해산사유로 보지 않고 존속한다는 것이 당원판례의 태도이고보면 원심이 위 소외회사를 “형해”에 불과하다고 인정한 것은 잘못이고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점에 관한 논지는 그 이유있다 할 것이므로 다른 논점에 대한 판단은 이를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윤행(재판장) 이영섭 김용철 유태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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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1] 신축건물 분양계약 당시 건물의 완공 및 입주 예정일에 관한 별도의 약정을 하지 아니한 경우, 그 이행기의 경과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2] 법인격부인론의 요건과 효과

판결요지
[1] 신축건물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당사자 사이에 건물의 완공 및 입주 예정일에 관한 별도의 명시적인 약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양자는 합리적인 상당한 기간 내에 건물을 완공하여 수분양자로 하여금 입주할 수 있도록 하여 주어야 할 의무가 있고, 그 기간은 분양계약의 내용과 계약체결 경위, 분양계약 체결을 전후하여 당사자가 예상하고 있었던 건물의 완공 및 입주 예정일, 건물의 규모와 용도, 그러한 건물을 신축하는 데에 통상 소요되는 기간, 당초 예상하지 못한 사정의 발생 여부와 그에 대한 귀책사유, 다른 수분양자들과의 사이에 체결된 분양계약의 내용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2]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이는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에 있어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쓰여지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참조판례
[2] 대법원 1977. 9. 13. 선고 74다954 판결(1984,520)

따름판례
대법원 2004.11.12 선고 2002다66892 판결, 서울고등법원 2004.12.16 선고 2004나12617 판결, 서울지법 2003. 6.20 선고 2001가합79377 판결, 대법원 2006. 8.25 선고 2004다26119 판결, 대법원 2006. 7.13 선고 2004다36130 판결

참조법령
[1] 민법 제387조
[2] 민법 제2조,상법 제171조 제1항

관련문헌
<주석서>
주석 상법 p.107
주석 상법 p.112

원심판례
대구지방법원 1997.04.18 96나431

전문
【원고,피상고인】 박△일
【피고,상고인】 이◇수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근완)

【원심판결】
대구지법 1997. 4. 18. 선고 96나431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은 그 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1991. 6. 19. 피고 회사로부터 이 사건 건물 중 5층 2호를 금 423,832,500원에 분양 받고, 1992. 3. 30.까지 계약금과 1, 2차 중도금 합계 금 254,280,000원을 지급한 사실, 원고는 위 분양계약 당시 피고 회사와 입주시 잔금 84,972,500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을 뿐 위 건물의 완공 및 입주 예정일에 관하여는 별도의 약정을 하지 아니한 사실, 피고 회사는 위 분양계약에 앞서 1991. 6. 10. 소외 주식회사 건◎(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과의 사이에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에 관하여 공사대금 16,649,600,000원, 공사완공일 1993. 8. 10.까지, 공사대금은 기성고 10% 완성시마다 같은 비율의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 회사는 당초 이 사건 건물을 분양하여 그 분양대금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할 예정이었는데 예상과 달리 분양이 저조하여 일부 공사대금의 지급을 지체하자 소외 회사는 1992년 8월 지하 5층 지상 7층까지의 골조공사만 시행한 채 공사를 중단하여 현재까지 공사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남아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분양계약은 피고 회사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위 분양계약 해제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1996. 5. 9.자 원고 준비서면이 진술된 같은 달 10일 또는 늦어도 원심 변론종결 당시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나. (1) 신축건물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당사자 사이에 건물의 완공 및 입주 예정일에 관한 별도의 명시적인 약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양자는 합리적인 상당한 기간 내에 건물을 완공하여 수분양자로 하여금 입주할 수 있도록 하여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그 기간은 분양계약의 내용과 계약체결 경위, 분양계약 체결을 전후하여 당사자가 예상하고 있었던 건물의 완공 및 입주 예정일, 건물의 규모와 용도, 그러한 건물을 신축하는 데에 통상 소요되는 기간, 당초 예상하지 못한 사정의 발생 여부와 그에 대한 귀책사유, 다른 수분양자들과의 사이에 체결된 분양계약의 내용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2차 중도금을 지급한 1992. 3. 30. 피고 회사 분양업무 담당자인 소외 이▽한에게 건물 완공 및 입주 예정일을 확정하여 줄 것을 요구하자 위 이▽한은 분양계약서에 입주 예정일을 1993. 7. 10.로 기재하여 주었고 이에 따라 원고는 그 무렵이면 입주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던 사실, 피고 회사는 원고가 이 사건 분양계약을 체결할 무렵인 1991. 7. 19. 소외 주식회사 신▣은행과 이 사건 건물 1, 2층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1993. 12. 31.까지 건물을 완공하여 위 은행으로 하여금 입주할 수 있도록 하여 주기로 약정한 사실, 피고 회사는 공사가 중단된 지 무려 2년 5개월이 경과한 1995. 1. 31.에 이르러 소외 회사와 공사재개에 관한 합의를 하였는데 당시 소외 회사는 1996. 3. 30.까지 건물을 완공하여 주기로 약정한 사실을 알 수 있고, 피고 회사는 당초 소외 회사와의 사이에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일로부터 약 2년 2개월 후인 1993. 8. 10.까지 공사를 완공하기로 약정하였는데 피고 회사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1992년 8월 이후 사실상 공사가 중단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건물의 규모나 용도, 공사대금 지급의 지체로 인한 일시적인 공사 중단 등의 사정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분양계약이 체결된 이후 원고가 계약해제의 의사표시를 한 1996년 5월까지 약 5년의 기간 내에는 건물을 완공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건물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하여 주었어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분양계약은 원고의 위 계약해제의 의사표시 당시 이미 그 이행기가 경과하여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옳고, 거기에 처분문서인 분양계약서(갑 제1호증)의 해석이나 채무불이행 및 신의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소외 회사가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를 중단한 것은 피고 회사가 공사대금의 지급을 지체함으로 인한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을 뿐만 아니라, 이는 피고 회사와 소외 회사의 내부관계에 불과한 것으로 이러한 사유를 들어 원고와의 관계에서 피고 회사에게 공사 지연에 대한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옳고, 거기에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처분문서인 공사도급계약서(을 제9호증의 1, 2)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쌍무계약에 있어 상대방이 미리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표시하거나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의 제공을 하더라도 상대방이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 그 일방이 이행을 제공하지 아니하더라도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당사자의 일방이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더라도 그 기간 내에 상대방이 그 채무를 이행할 수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 그 일방이 이행을 최고하지 아니하더라도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가 위 계약해제의 의사표시를 할 당시 피고 회사는 지하 5층, 지상 15층 건물 신축공사 중 겨우 지하 5층, 지상 7층까지의 골조공사만을 시공한 채 1992년 8월 이후 수년째 공사를 방치하고 있었다는 것인바, 위 계약해제 당시까지의 공사진행 정도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거나 피고 회사에 대하여 상당 기간을 정하여 그 이행을 최고하더라도 그 기간 내에 피고 회사가 공사를 완공할 수 없음은 객관적으로 명백하므로 원고로서는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거나 피고 회사에 대하여 채무의 이행을 최고할 필요도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원심판결은 그 이유 설시에 있어 다소 미흡한 점이 있으나,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한 결론에 있어서는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계약해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한 판단
회사는 그 구성원인 사원과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는 것이고, 이는 이른바 1인 회사라 하여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이는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에 있어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쓰여지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 이◇수는 종전부터 욱일팔래스유통 주식회사, 전일산업 주식회사 등 여러 회사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이들 회사를 내세워 그 회사 명의로 또는 자신의 개인 ○○빌딩 또는 오피스텔 등의 분양사업을 하여 왔고,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이 사건 건물의 분양 및 관리를 위하여 1991. 5. 3. 피고 회사 전 대표이사인 소외 최♡형으로부터 피고 회사의 주식을 양수한 다음 자신이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사실, 피고 회사 주식은 모두 5,000주인데 현재 외형상 피고 이◇수 등 4인 명의로 분산되어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피고 이◇수가 위 주식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고,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 역시 외관상 회사로서의 명목을 갖추기 위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이러한 법적 절차가 지켜지지 아니한 채 피고 이◇수 개인의 의사대로 회사 운영에 관한 일체의 결정이 이루어져 온 사실, 피고 회사 사무실은 현재 폐쇄되어 그 곳에 근무하는 직원은 없고, 피고 회사가 수분양자들로부터 지급받은 분양대금 약 78억 원 중 30억 원 가량은 피고 이◇수가 임의로 자신의 명의로 위 최♡형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의 부지인 이 사건 대지를 매입하는 자금으로 사용하였고 회사채권자들에 의한 강제집행에 대비하여 위 대지에 관하여 제3자 명의로 가등기를 경료하였다가 이를 말소하는 등 피고 회사의 재산과 피고 이◇수 개인 재산이 제대로 구분되어 있지도 아니한 사실, 피고 회사가 시행하는 이 사건 공사는 공사 발주금액만도 166억 원 가량에 이르는 대규모 공사이고 이 사건 건물의 분양대금도 수백억 원에 이르는 데에 반하여 피고 회사의 자본금은 5,000만 원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이마저도 명목상의 것에 불과하고 위 분양대금으로 매수한 이 사건 대지는 피고 이◇수 개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어 있고 나머지 분양대금 역시 그 용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아니한 채 모두 사용되어 버려 피고 회사의 실제 자산은 사실상 전혀 없다시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피고 이◇수의 피고 회사 주식양수 경위, 피고 이◇수의 피고 회사에 대한 지배의 형태와 정도, 피고 이◇수와 피고 회사의 업무와 재산에 있어서의 혼융 정도, 피고 회사의 업무실태와 지급받은 분양대금의 용도, 피고 회사의 오피스텔 신축 및 분양사업의 규모와 그 자산 및 지급능력에 관한 상황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는 형식상은 주식회사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나 이는 회사의 형식을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은 배후에 있는 피고 이◇수의 개인기업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 회사가 분양사업자로 내세워져 수분양자들에게 이 사건 건물을 분양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할지라도 이는 외형에 불과할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위 분양사업이 완전히 피고 이◇수의 개인사업과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 이◇수는 아무런 자력이 없는 피고 회사가 자기와는 별개의 독립한 법인격을 가지고 있음을 내세워 이 사건 분양사업과 관련한 모든 책임을 피고 회사에게만 돌리고 비교적 자력이 있는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고 있음이 기록상 명백한 바,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 회사로부터 이 사건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원고로서는 피고 회사는 물론 피고 회사의 실질적 지배자로서 그 배후에 있는 피고 이◇수에 대하여도 위 분양계약의 해제로 인한 매매대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옳다 할 것이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윤재식 이규홍(주심) 손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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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1]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
[2] 기존회사가 채무면탈의 목적으로 기업의 형태와 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한 경우, 기존회사의 채권자가 두 회사 모두에 대하여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참조판례
[1] 대법원 1970. 9 .29. 선고 70다1759 판결(1984,520), 대법원 1987. 6. 9. 선고 86다카2756 판결(1988,189), 대법원 1996. 11. 15. 선고 96다31406 판결(1992,1037), 대법원 2002. 12. 27. 선고 2000다47361 판결(공1988, 168)
[2] 대법원 1995. 5. 12. 선고 93다44531 판결(공1993하, 2098), 대법원 2001. 1. 19. 선고 97다21604 판결(공2000하, 1547), 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2다66892 판결(공2003상, 1003)

참조법령
[1] 민사소송법 제216조
[2] 민법 제2조,상법 제171조 제1항

원심판례
서울고등법원 2004.06.02 2003나38544

전문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씨△명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소망 담당변호사 손평업)
【피고, 상고인】 피고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변호사 위대훈)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4. 6. 2. 선고 2003나3854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판결의 기판력은 주문에 포함된 소송물인 법률관계의 존부에 관한 판단의 결론에 대하여서만이 발생한다(대법원 1970. 9. 29. 선고 70다1759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를 종합해 보면, 전소인 원·피고 사이의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2001가합2150 손해배상(기) 사건은 불법행위에 기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지만 원심이 인정한 이 사건의 주위적 청구는 피고 회사가 소외 1 주식회사(이하 ‘소외 1 회사’라고 한다)와 동일한 회사임을 전제로 소외 1 회사가 부담한 원고에 대한 공사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양자는 소송물을 달리하므로 이 사건 소송은 전소의 기판력에 저촉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이 전소와 소송물을 달리하는 이상 당사자와 사실관계가 동일하다는 사유만으로 이 사건 소송의 제기를 소권남용이나 신의칙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원고가 전소의 항소심에서 원심이 인정한 주위적 청구와 동일한 주장을 하여 예비적으로 청구를 병합하였으나 항소를 취하하였으므로 이에 관하여 기판력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볼 것이니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기판력이나 소권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기존회사가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하였다면, 신설회사의 설립은 기존회사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달성을 위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이므로, 기존회사의 채권자에 대하여 위 두 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어서 기존회사의 채권자는 위 두 회사 어느 쪽에 대하여서도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5. 5. 12. 선고 93다44531 판결, 2004. 11. 12. 선고 2002다66892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소외 1 회사의 지배주주이자 실 경영주이며 대표이사이던 소외 2를 비롯한 이사 및 직원들이 소외 1 회사의 부도로 더 이상 일양약품 사옥 신축공사의 전기공사(이하 ‘전기공사’라고 한다)를 시공할 수 없게 되자 도급회사인 소외 3 주식회사(이하 ‘소외 3 회사’이라 한다)의 권유 및 독촉을 받고 위 전기공사를 이어 받아 시공할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로서, 그 모든 주주 및 이사는 소외 1 회사의 이사이거나 직원이었던 자(그 중 한 사람은 소외 2의 아들이다)로 구성되었고, 위 소외 2는 피고 회사의 배후에서 이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위 전기공사뿐 아니라 소외 1 회사가 소외 3 회사로부터 하도급 받아 시공하던 여타의 공사, 즉 ○○아파트 현장, ○○아파트 현장의 잔여 공사까지 모두 피고 회사 이름으로 수주하여 그 공사현장을 지휘·감독하여 시공하였으며, 부도 전 소외 1 회사가 공사할 때나 그 부도 후 피고 회사가 공사할 때나 소외 3 회사로부터 받은 공사대금은 사실상 위 소외 2가 관리·집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소외 1 회사가 부도로 인해 소외 3 회사에 반환하지 못한 선급금 상당액을 피고가 소외 3 회사로부터 받을 공사대금채권에서 공제하기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실관계에 위 법리를 덧붙여 보면, 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 등은 소외 1 회사의 채무초과로 인한 부도발생으로 같은 회사 명의로 더 이상 전기공사를 수행할 수 없게 되자 기존 공사를 승계받아 이를 계속 수행하되 채무는 면할 목적으로 소외 1 회사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로서 외형상 전혀 별개의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였다고 할 것이니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소외 1 회사와 별개의 법인격임을 내세워 그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법인격을 남용하는 것으로 허용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소외 1 회사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에 대하여도 전기공사의 일부인 원심 판시 시스템박스 공사대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인격부인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3.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소외 1 회사로부터 교부받은 공사대금에는 다른 공사현장의 납품대금 내지 공사대금이 포함되어 있고, 원고가 원심 판시 시스템박스 공사 중 콘센트 및 커버 설치공사를 수행하지 못한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원고가 소외 1 회사로부터 교부받은 약속어음의 합계액 전액을 시스템박스 공사대금으로 인정할 수는 없으므로 전체 시스템박스 공사금액 165,983,000원에서 미시공 부분 공사대금 48,818,102원을 공제한 117,164,898원을 원고의 시스템박스 공사대금으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고현철 양승태(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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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1] 신용제공을 수반한 국제거래계약에서 당사자인 자회사가 모회사의 지분 비율 및 계약 체결 승인 사실을 진술하는 조항을 둔 경우, 자회사의 의사가 모회사를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하려는 것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자회사가 금전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국제금융거래에서 모회사가 대주(貸主)에게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자회사의 계약 체결을 인식 또는 승인하였다는 내용의 서면을 교부한 데 그친 경우, 자회사가 모회사를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자회사가 체결한 계약상 채무를 모회사가 보증하였다고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3] 모회사가 자회사의 독자적인 법인격을 주장하는 것이 법인격의 남용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4] 상법 제401조의2 제1항 제1호의 ‘업무집행지시자’에 법인인 지배회사가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및 회사채무의 단순한 이행지체가 상법 제401조에 정한 임무해태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신용제공을 수반한 국제거래계약에서 계약 당사자인 자회사가 신용도가 높은 모회사의 지분 비율 및 모회사의 계약 체결 승인 사실을 진술하는 조항을 두거나 그러한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상대방에게 교부하였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모회사에게 어떠한 의무를 발생시킨다고 볼 수 없고, 별도의 수권서류가 작성·교부되지 아니한 이상 이러한 진술 조항만으로 자회사의 의사가 모회사를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하려는 것이었다고 해석할 수 없다.
[2] 자회사가 금전을 대출받거나 그 밖에 금전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국제금융거래에 있어, 모회사가 대주(貸主)에게 보증의 의사를 추단할 문구가 전혀 없이 단지 모회사가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의 확인과 자회사의 계약 체결을 인식 또는 승인하였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서면을 작성·교부한 데 그친 경우, 자회사가 모회사를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자회사가 체결한 계약상 채무를 모회사가 보증하였다고 해석할 수 없다.
[3] 친자회사는 상호간에 상당 정도의 인적·자본적 결합관계가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므로, 자회사의 임·직원이 모회사의 임·직원 신분을 겸유하고 있었다거나 모회사가 자회사의 전 주식을 소유하여 자회사에 대해 강한 지배력을 가진다거나 자회사의 사업 규모가 확장되었으나 자본금의 규모가 그에 상응하여 증가하지 아니한 사정 등만으로는 모회사가 자회사의 독자적인 법인격을 주장하는 것이 자회사의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인격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적어도 자회사가 독자적인 의사 또는 존재를 상실하고 모회사가 자신의 사업의 일부로서 자회사를 운영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을 것이 요구되며, 구체적으로는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재산과 업무 및 대외적인 기업거래활동 등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고 양자가 서로 혼용되어 있다는 등의 객관적 징표가 있어야 하며, 자회사의 법인격이 모회사에 대한 법률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하는 등의 주관적 의도 또는 목적이 인정되어야 한다.
[4] 상법 제401조의2 제1항 제1호의 ‘회사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이사에게 업무집행을 지시한 자’에는 자연인뿐만 아니라 법인인 지배회사도 포함되나, 나아가 상법 제401조의 제3자에 대한 책임에서 요구되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임무해태행위’는 회사의 기관으로서 인정되는 직무상 충실 및 선관의무 위반의 행위로서 위법한 사정이 있어야 하므로, 통상의 거래행위로 부담하는 회사의 채무를 이행할 능력이 있었음에도 단순히 그 이행을 지체하여 상대방에게 손해를 끼치는 사실만으로는 임무를 해태한 위법한 경우라고 할 수 없다.

참조판례
[3]대법원 2001. 1. 19. 선고 97다21604 판결(1984,520),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2다66892 판결(1988,189)
[4]대법원 1985. 11. 12. 선고 84다카2490 판결(1992,1037),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다47316 판결(공1988, 168),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70044 판결(공1993하, 2098)

참조법령
[1]민법 제105조,제114조,제115조,상법 제48조
[2]민법 제105조,제114조,제428조,상법 제48조
[3]민법 제2조,상법 제171조 제1항
[4]상법 제401조 제1항,제401조의2 제1항 제1호

원심판례
서울고등법원 2004.04.30 2003나11891

전문
대법원 2006.8.25. 선고 2004다26119 판결 【매매대금】
[공2006.9.15.(258),1600]

【전문】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한통엔지니어링의 소송수계인 정리회사 주식회사 한통엔지니어링의 관리인 황기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서성)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케△티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송진훈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4. 4. 30. 선고 2003나11891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이 사건 계약에 관한 사실관계의 요지
원심이 거시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한 사실 중 이 사건 계약의 체결 및 경과에 관한 부분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피고가 100%를 출자한 필리핀국 소재 자회사인 코리아텔레콤필리핀 주식회사(Korea Telecom Philippines, Inc, 이하 약칭하여 ‘KTPI’라고 한다)가 1995. 10. 11. 및 1996. 11. 12. 등 2회에 걸쳐 필리핀의 통신회사인 필리핀텔레그라프앤드텔레폰 주식회사(Philippine Telegraph And Telephone Corporation, 이하 약칭하여 ‘PT&T’라고 한다)와 마닐라 근교 통신망확장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에 관한 공사계약(이하 ‘O▣P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바, KTPI는 그 중 사업관리업무만 직접 수행하고 자재공급·용역제공 업무 및 통신선로 설치공사 부분은 원고를 비롯한 한국 회사들(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에게 발주하였는데, 원고는 그 중 통신선로공사 및 자재공급에 관한 계약(1995. 10. 13. 및 1996. 11. 12.에 KTPI와 원고 사이에 체결된 각 계약을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KTPI와 체결한 회사이다.

나. O▣P계약 및 이 사건 계약에 의하면, 총 계약금액 중 20%는 위 PT&T가 직접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나머지 부분은 PT&T가 KTPI에게 3년 거치 7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지급하도록 되어 있었던 반면, KTPI는 원고에게 3년 거치 2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지급하도록 되어 있었던 데다가, KTPI는 자본금 규모가 한화로 약 16억 원 정도에 불과한 반면 O▣P계약의 규모는 미화 8,700만 달러(후에 계약변경 등으로 9,511만 달러로 증가함)에 이르렀으므로, KTPI는 투자재원조달을 위하여 1996. 7. 24. 체♡스맨하탄은행(The Chase Manhattan Bank)으로부터 미화 4,000만 불을 한도로 하는 여신거래약정(Credit Agreement)을 체결하였다.

다. 위 여신거래약정 전에 피고는 KTPI의 요청에 따라 경영기획심의위원회의 의결(해당 서류인 갑 제6호증의 2, 3을 이하에서는 ‘지급보증 의결서’라 한다)을 거쳐 KTPI를 위하여 위 은행과 사이에 위 여신거래약정에 따른 대출금{‘체이스론(chase loan)’, 이하 ‘체이스론’이라 약칭한다}에 대한 보증계약(Guarantee Agreement)을 체결한 바 있고, KTPI는 위 여신거래약정에 따라 수시로 체이스론을 인출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대금 및 그 이자를 지급하여 왔다.

라. 그러던 중, 1997년경 동남아시아 경제위기에 따른 여파로 PT&T가 1998. 6. 30.경 지불유예선언을 하자, 피고는 자회사인 KTPI에 대하여 ‘체이스론의 지급보증 잔여분의 인출금지 최소화’ 또는 ‘체이스론 인출시 피고와의 사전협의’ 등을 지시하여 사실상 체이스론의 인출을 제한하였고, 그에 따라 KTPI는 그 무렵부터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계약상의 대금 지급을 중단하였으며, 원고도 PT&T에 대한 나머지 자재공급을 중단하였다.

마. 원고와 KTPI는 2000. 10. 26.경 이 사건 계약에 따른 미지급대금이 2000. 6. 30. 기준으로 미화 20,978,488.23달러임을 확정하였고, KTPI는 그 후 2001. 3. 6.경 원고에게 위 미지급대금의 일부로서 미화 1,956,998.44달러를 지급하였다.

2. 상고이유 제1, 4점에 대하여
가. KTPI와 원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서 제1조(정의) 제5항에서는 “‘확인서’란 KTPI가 원고에게 제공하는 문서로서, KTPI는 피고가 전 지분을 보유하는 피고의 자회사라는 사실과, 그리고 KTPI가 본 계약과 관련하여 정부당국 및 피고로부터 모든 필요한 동의, 승인, 허가 등을 받았다는 사실 등을 확인하는 문서”라고 정의하고, 제9조(담보) 제1항에서 KTPI의 원고에 대한 확인서 작성·교부 의무를 규정하는 한편, 실제로 이 사건 계약서에 별첨서류 B.로 첨부된 KTPI의 확인서의 기재에 의하면, “위 확인서의 서명자인 KTPI는 원고에게, 이 확인서로써, KTPI가 현재 피고가 전 지분을 갖고 있는 피고의 자회사임을 확정적이고 무조건적으로 확인하고 증명한다.”, “KTPI는, PT&T와 KTPI 사이의 CFAI약정 및 KTPI와 원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에 의하여, PT&T와의 O▣P계약을 체결하고 이행할 수 있도록, 피고로부터 정당하게 권한을 부여받았음을 확인하고 보증한다. 그 ‘승인서’는 별첨되어 있다.”는 등의 내용(그러나 별도로 피고가 작성한 ‘승인서’는 위 확인서에 첨부되어 있지 아니하다.)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나. 신용제공을 수반한 각종 국제거래(이 사건 계약서는 원고와 KTPI 임직원들 사이의 교섭 결과를 필리핀 현지 변호사들이 문언화하는 방식으로 영문으로 작성되었다. 이 사건 계약서 및 제1심 증인 박□식의 증언, 기록 1261면 참조) 계약에서는, 차주의 조직, 구성, 경영 및 재산상태 등 대주가 대출을 결정하게 된 근거사실에 관하여 차주로 하여금 확인·진술하게 하고 그 진실성을 담보하게 하는 조항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바, 계약 당사자인 자회사가 신용도가 높은 모회사의 지분 비율 및 모회사의 계약 체결 승인 사실을 진술하는 조항을 두거나 그러한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상대방에게 교부한다 하여도, 자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별론으로 하고, 그 자체만으로는 모회사에게 어떠한 의무를 발생시킨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임은 물론, 별도의 수권서류가 작성·교부되지 아니한 이상 이러한 진술 조항만으로 자회사의 의사가 모회사를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하려는 것이었다고 해석하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자회사나 공기업이 금전을 대출받거나 그 밖에 금전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국제금융거래에 있어 모회사 또는 정부가 대주에 대하여 일정한 확인이나 보장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보장은 대체적으로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보증의 형태로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나, 때로는 이행을 보장하는 자의 명예나 신용 등에 일임할 뿐 거기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지 아니하는 서면, 즉 자회사에 대한 지분의 확인 및 유지에 대한 언급, 자회사가 체결하는 계약에 대한 인식 및 승인, 자회사의 자력 또는 이행능력을 뒷받침할 방침의 선언 등을 담은 서면(이하 ‘Letter of Comfort’라 한다)의 작성·교부에 그칠 수도 있을 것이고, 그 주된 내용은 위와 같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며, 그 내용과 보장 문언의 해석에 따라서는 자회사의 계약상 채무에 관한 모회사의 보증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도 전혀 없다고는 단정할 수 없겠으나, 적어도 보증의 의사를 추단할 문구가 전혀 없이 단지 모회사가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의 확인과 자회사의 계약 체결을 인식 혹은 승인하였다는 등의 내용만으로는, 자회사가 모회사를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자회사가 체결한 계약상 채무를 모회사가 보증하였다고 해석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다. 이에 의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확인서는 작성 주체가 KTPI이고 계약 당사자인 KTPI의 진술 내지 보장을 그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 모회사인 피고가 KTPI에게 이 사건 계약 체결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였다거나 어떠한 보증책임을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고는 해석하기 곤란하다고 할 것이고, 수권에 관한 별도의 서류가 존재하지 아니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는 KTPI가 피고를 대리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려는 의사였다고 해석하기도 곤란하다 할 것이며, 확인서에 첨부하기로 예정된 피고의 승인서가 실제로 첨부되지 아니한 이상 피고의 의사를 함부로 추단하여 보증의 의사나 대리권 수여의 의사를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가 사, 원고의 주장과 같이 계약 교섭과정에서 KTPI가 원고에게 이 사건 체이스론에 대한 피고의 지급보증 의결서를 제시한 바 있고, 이를 위 승인서에 갈음하기로 하는 양해가 KTPI와 원고 사이에 이루어졌으며, 피고 역시 사전 혹은 사후에 이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에 의하여 추단될 수 있는 피고의 의사란 결국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은 확인서의 언급 사항을 그 주된 내용으로 하는 것일 수밖에 없고, 이는 앞서 본 Letter of Comfort의 전형적인 내용 중 모회사의 지분 확인과 자회사의 계약 체결에 대한 승인 등을 피고가 하였다는 정도의 의미 외에는 찾기 어려울 것이므로(그 이상의 법률적 구속력을 원하였다면 별도로 피고의 의사가 명확히 담긴 서면을 작성·교부받았어야 할 것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두고 피고가 KTPI에게 대리권을 수여하였다거나 KTPI를 위하여 계약상 채무를 보증하였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라. 뿐만 아니라, 돌이켜 이 사건 계약 체결 교섭 과정을 보면, 원고측은 KTPI 임직원과만 협의하였을 뿐, 피고의 임직원과 협의하거나 대화한 적이 없는 점(제1심 증인 박□식의 증언, 기록 1260면 참조), 위 지급보증 의결서는 위 O▣P계약 및 이 사건 계약 체결 이전에 이미 작성된 것인 점(따라서 앞서 본 체이스론을 조달하는 데 필요한 은행에 대한 보증을 결정하기 위하여 내부적 절차를 이행하였다는 점을 나타내는 서류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를 피고가 직접 원고에게 제시한 것도 아닌 점 등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위 지급보증 의결서가 원고 등 외부의 제3자에 대한 의사표시로 해석될 여지도 없다고 할 것이다.

마. 원심의 설시가 비록 미흡한 점이 있기는 하나, 앞서 살핀 바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조항 및 확인서 등의 의미를 법적인 수권규정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KTPI가, 이 사건 통신망 확장사업과 관련된 O▣P계약 등 전반적인 사업추진에 관하여, 100% 주주 모회사인 피고로부터 정당하게 동의 내지 승낙을 받았다.”는 것을 확인하여 주는 의미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위 ‘지급보증 의결서’의 의미는, 그 내용 그대로 ‘체이스론에 대한 지급보증’일 뿐이며, 그 ‘교부’의 의미 역시, 단순히 KTPI가 이 사건 통신망확장사업 추진과 관련된 피고의 동의 및 KTPI 자신의 현지 자금조달 능력을 원고에게 확인시켜 주는 의미일 뿐, 원고 주장과 같이 그로써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나 보증인으로 편입되었다거나,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책임을 지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는 해석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본인책임 또는 지급약속책임에 관한 법리오해, 이유모순,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으며, 위 지급보증 의결서의 의미가 위와 같은 이상, 피고가 지급보증 의결서를 교부함으로써 피고가 “KTPI로 하여금 체이스론을 인출하여 계약대금을 지급하도록 하겠으며 체이스론 인출금지 지시를 하지 않겠다.”는 별개의 약정 혹은 보증을 원고에게 하였다는 등의 원고 주장을 모두 배척한 원심의 조치 역시 정당하고, 거기에 이 사건 체이스론약정과 신의칙상 의무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앞 서 본 바에 의하면, KTPI가 대리의 의사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그 밖에 원고나 KTPI가 이 사건 계약의 효력이 피고에게 미치게 됨을 전제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고는 해석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 피고가 KTPI의 지분을 전부 보유한 모회사로서 KTPI에 대하여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거나, KTPI가 PT&T의 지불유예선언 이후 체이스론을 일부 인출하여 원고에게 변제하는 것을 피고가 허용한 사실이 있다 하여도, 그러한 사정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피고 본인을 당사자로 하는 계약으로 추인한 것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무권대리의 추인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반 등의 잘못이 없다.

4.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가.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가 해외법인운영지침(을 제10호증)에 따라, 해외법인들의 예산편성지침을 작성·통보하는 등 KTPI를 비롯한 해외현지법인의 예산편성에 관여하고(위 지침 제8조), 현지에 파견되는 피고의 직원들은 ‘재적전출직원’이라 하여 피고의 사규와 복무상의 명령 준수의무를 부과하고 현지에서 사직하는 행위도 금하고 있으며(위 지침 제6조), 실제로 이 사건 계약 당시 KTPI의 이사들 중 다수가 피고의 직원 신▽을 유지하고 있었던 점, 그 밖에 원고 등에게 지불하여야 할 금액은 미화 8,700만 불에 이르는 반면, KTPI의 자본금은 약 16억 원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KTPI가 그 독자적인 의사 또는 존재의의를 상실할 정도로 피고가 KTPI에 대하여 완전한 지배를 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하며, 원고에 대한 계약상 채무의 지급보증의 의사로 지급보증 의결서를 교부하고서도 PT&T가 지불유예를 선언하자 KTPI에 대하여 체이스론의 인출을 사실상 금지하였고 KTPI가 그 지시에 따른 결과 KTPI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계약상 채무가 이행될 수 없도록 하여 사후에 그 책임을 부인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채무를 면탈하기 위한 부정한 목적으로 자회사인 KTPI의 법인격을 내세우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임에도, 법인격의 남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법인격 부인에 관한 법리오해나 이유모순,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나.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실제로는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에 있어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쓰여지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함은 소론과 같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97다21604 판결, 2004. 11. 12. 선고 2002다66892 판결 등 참조).

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은 친자회사 사이에 있어서는 상호간에 상당 정도의 인적·자본적 결합관계가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므로, 자회사의 임·직원이 모회사의 임·직원 신▽을 겸유하고 있었다는 사정이나, 모회사가 자회사의 전 주식을 소유하여 그에 따른 주주권의 행사로서 이사 및 임원 선임권을 지닌 결과 자회사에 대해 강한 지배력을 가진 사정, 그 밖에 자회사의 사업 규모가 확장되었으나 자본금의 규모가 그에 상응하여 증가되지 아니한 사정 등만으로는 모회사가 자회사의 독자적인 법인격을 주장하는 것이 자회사의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인격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적어도 자회사가 그 자체의 독자적인 의사 또는 존재를 상실하고 모회사가 자신의 사업의 일부로서 자회사를 운영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을 것이 요구되며, 구체적으로는 모회사와 자회사 간의 재산과 업무 및 대외적인 기업거래활동 등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고 양자가 서로 혼용되어 있다는 등의 객관적 징표가 있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여기에 더하여 자회사의 법인격이 모회사에 대한 법률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사용되거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하는 등의 주관적 의도 또는 목적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라. 그러므로 위 객관적 징표에 관한 원심 판단의 당부에 관하여 우선 살피건대, ①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피고는 공법인이었고, KTPI는 필리핀 법령에 따라 설립되어 필리핀 통신사업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정기적으로 외부 감사인의 감사를 받아 왔던 점(을 제17호증의 1 내지 6 참조) 등 기록에 나타난 사정들과, ② 위 지침(을 제10호증)에 의하면, 피고가 매 회계연도마다 현지법인에 대한 경영목표설정을 위한 지침 및 현지법인 예산편성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항에 관한 지침을 작성하여 현지법인에 통보하고, 해외 현지법인은 그 지침에 따라 다음 회계연도의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예산 및 사업계획을 이사회에서 확정하여 피고에게 통보하며, 피고의 해◇사업관리부서에서는 현지법인의 경영목표를 회계연도 개시 1개월 전까지 확정·통보하도록 되어 있고(위 지침 제7조), 나아가 현지법인의 실적 보고, 피고 해◇사업관리부서의 실적 평가 및 성과보상 방침 등이 규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으나(위 지침 제10조 내지 제12조), 위 지침은 오히려 해외 현지법인들의 독자적인 경영목표의 설정 및 그에 따른 예산편성 능력, 그리고 경영목표의 현실적 수행을 전제로 한 것(결국, KTPI를 비롯한 해외 현지법인들이 피고와는 별개의 조직과 법인격을 갖춘 존재임을 전제로 모회사의 해외 자회사에 대한 통제 및 지배관계의 전형적인 요소를 조문화한 것에 불과하다.)이어서, 위 지침을 근거로 피고와 KTPI의 재산과 업무 및 대외적인 기업거래활동 등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③ 그 밖에 이 사건 사업의 추진과 이 사건 계약을 KTPI가 독자적으로 결정하여 진행하였을 뿐 아니라 피고에게 현◎은행으로부터 신용을 제공받는 데 관하여 지급보증을 요구하기까지 한 점 등 원심이 그 거시 증거를 종합하여 적법하게 인정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와 KTPI가 그 조직, 재산, 회계 및 업무 내용에 있어 확연히 구분되어 있다고 판단하여, 결국 법인격 부인에 요구되는 객관적 징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것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마. 나아가 그 밖에 원심이 그 거시 증거를 종합하여 적법하게 인정한 사정들, 즉 원고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KTPI에게 피고의 지급보증을 요구하는 등 KTPI와 피고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KTPI와의 사이에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다는 인식을 분명히 가지고 있었던 점, 원고는 이 사건 계약상 채무에 관하여 피고의 지급보증을 요구하였으나 교섭 상대방인 KTPI로부터 거절당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제2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에 대한 구속력을 인정하기에는 그 효력이 충분치 못한 확인서 및 일부 계약 내용만으로 KTPI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KTPI 사이의 이 사건 계약에 있어서 피고가 불법 또는 부정한 목적을 위하여 현지법인인 KTPI를 이용한 경우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결국, KTPI의 독자적 법인격을 주장하여 피고 자신의 계약상 책임을 부정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위 다.항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법인격 부인에 관한 법리오해나 이유모순,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5. 상고이유 제5점에 관하여
상법 제401조의2 제1항 제1호 소정의 ‘회사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이사에게 업무집행을 지시한 자’(이하 ‘업무지시자’라고 한다)에는 자연인뿐만 아니라 법인인 지배회사도 포함되나, 나아가 그에 의하여 부담하는 상법 제401조 소정의 제3자에 대한 책임에서 요구되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임무해태행위’라 함은 회사의 기관으로서 인정되는 직무상 충실 및 선관의무 위반의 행위로서(예를 들면, 회사의 경영상태로 보아 계약상 채무의 이행기에 이행이 불가능하거나 불가능할 것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감추고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고 일정한 급부를 미리 받았으나 그 이행불능이 된 경우와 같이) 위법한 사정이 있어야 하고 통상의 거래행위로 인하여 부담하는 회사의 채무를 이행할 능력이 있었음에도 단순히 그 이행을 지체하고 있는 사실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손해를 끼치는 사실만으로는 이를 임무를 해태한 위법한 경우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85. 11. 12. 선고 84다카2490 판결, 2002. 3. 29. 선고 2000다4731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외환위기로 말미암은 PT&T의 지불유예선언 등을 미리 예견하였다는 등의 사정을 인정할 아무런 근거도 찾아볼 수 없는 이 사건에서, 원심이 피고가 KTPI에게 체이스론 인출금지 지시를 한 것이 위법한 업무집행지시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6. 상고이유 제6점에 대하여
가. 공동불법행위 성립 여부에 관한 원심 판단의 위법 여부 주장에 대하여
앞 서 제2항에서 본 바와 같이 위 ‘지급보증 의결서’의 의미가, 그 내용 그대로 ‘체이스론에 대한 지급보증’일 뿐이며, 그 ‘교부’의 의미 역시, 단순히 KTPI가 이 사건 통신망확장사업 추진과 관련된 피고의 동의 및 KTPI 자신의 현지 자금조달 능력을 원고에게 확인시켜 주는 의미일 뿐, 원고 주장과 같이 그로써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나 보증인으로 편입되었다거나,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책임을 지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는 해석되지 아니하는 점을 전제로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KTPI나 피고가 지급보증 의결서를 교부함으로써 피고로 하여금 KTPI의 체♡스맨하탄은행에 대한 체이스론에 대해 지급보증을 하여 피고가 KTPI와 함께 대금을 지급하리라고 믿게 하는 등 원고를 기망하였다거나 체이스론 인출금지 지시를 할 수 있음을 원고에게 알리지 않음으로써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인출금지 지시행위의 위법성에 관한 원심 판단의 위법 여부 주장에 대하여
위 가.항의 판단을 전제로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KTPI에 대하여 위 체이스론의 인출금지를 지시한 것은, KTPI가 위 체이스론을 인출하여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계약상의 대금을 변제하는 경우, 사후적으로 PT&T로부터 그 대출원리금 상당을 상환받아 위 체이스론을 상환하여야 하나, PT&T의 지불유예선언으로 그 상환이 사실상 어렵게 되어, 결국 위 체이스론의 지급보증인인 피고가 그 책임을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지급보증인 피고의 입장으로서는 구상권자로서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자구책으로서 부득이한 선택이었고, 따라서 그와 같은 인출금지 지시행위가 위법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보아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없다.

다. 제3자의 채권침해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에 관한 원심 판단의 위법 주장에 대하여
원 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KTPI가 원고에 대한 채무의 이행을 하지 못한 이유가 제1항 다.에서 본 여신거래약정에 따른 체이스론을 인출하지 못한 데 있고, 그것은 주로 위 여신거래약정에 관하여 KTPI를 위하여 지급보증을 한 피고가 피보증인인 KTPI에게 추가 인출 중단 요구 내지 지시를 함에 기인한 것이며, 피고가 인출 중단을 요구한 이유는 KTPI의 주된 거래처이자 자금원이라 할 수 있는 PT&T의 예기치 못한 지불유예선언으로 말미암아 체이스론을 추가로 인출(대출규모를 확대)할 경우 그 변제 책임이 고스란히 피고에게 귀속될 수밖에 없었던 데에 있다 할 것인바, KTPI가 체이스론을 인출하여 변제할 경우 그 경제적 효과는 대출에 관한 피고의 채무부담으로 피보증인인 KTPI의 계약상 채무를 변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할 것인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제2항에서 본 바와 같이 아무런 약정이나 교섭도 없었던 이상, 피고가 KTPI에 대하여 체이스론의 추가 인출을 중단하라고 요구하였다 하여도, 그로 말미암아 원고의 대금채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고, 가사 침해되었다 보더라도, 제3자에 의하여 채권이 침해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불법행위로 되지는 않고, 제3자가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법규에 위반하거나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등 위법한 행위를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있으며, 채권침해의 위법성은 침해되는 채권의 내용, 침해행위의 태양, 침해자의 고의 내지 해의의 유무 등을 참작하여 구체적, 개별적으로 판단하되, 거래자유 보장의 필요성, 경제·사회정책적 요인을 포함한 공공의 이익, 당사자 사이의 이익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0다32437 판결 참조), 사정이 위와 같다면 피고가 KTPI에 대하여 인출중단 요구를 한 것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원심이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없다.

7. 상고이유 제7점에 대하여
앞 서 본 바와 같이 피고에게 아무런 계약상 책임이나 기타 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KTPI와 원고 사이에 이루어진 합의의 효력이 피고에게 귀속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예비적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없다.

8.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능환(재판장) 김용담 박시환(주심) 박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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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ient Chinese Law and Philosophy

- Syllabus -

What is a good government? What is good law, or a good method of bringing people to the state of ultimate, collective happiness? How to explain human conduct? How to understand the role of law and other normative apparatuses available in society for shaping and guiding human behaviour? How to justify the State-sponsored violence carried out against individuals? Why do we observe law? Do we have to observe law? Why? These are questions of fundamental importance which may interest many students. This course aims to tackle these questions by examining some of the influential schools of thought which arose from pre-Han (before 206BC) China. The ancient Chinese approaches to these questions will widen the intellectual horizons of many students. The legal and philosophical texts of ancient China will be presented not merely as an object of veneration or exotic and esoteric interest, but as vital sources of inspiration which could open up new possibilities of inquiry into the questions which have so far been approached from European or 'Western' angles of analysis. The course will attempt to establish a connection between the way these questions are explored and the way we understand Nature, human-beings and the purpose of our existence in this Universe. Students will also have an opportunity to study how these early ideas were transformed and manipulated during the Han empire (206BC - 220AD) and become the orthodox political ideology which was to have a decisive impact in determining the overall character and ethos of the East Asian culture until today. No knowledge of the Chinese language is required. No background in ancient history is necessary.

  1. Outline understanding of pre-Confucian legal and political institutions of China
  2. Confucian vision of law, ethics and human conduct
  3. Continuations and variations of the Confucian system
  4. Legalist ideas of law, human nature and statecraft
  5. Daoist outlook on human-beings, Nature and Universe; ideas of Yin and Yang
  6. Creation of State orthodoxy in Han empire
  7. The limits of law, language and human understanding

READING

  1. Essential (Students should all obtain a copy of their own for the following):
    • Annping Chin, The Analects (2014)
    • D. C. Lau, Mencius (1970)
  2. General texts:
    • Loewe and Shaughnessy, The Cambridge History of Ancient China (1999)
      • pp. 292-351, 'Western Zhou history';
      • pp. 545-586, 'The Spring and Autumn Period'
    • Liu Yongping, Origins of Chinese law: penal and administrative law in its early development (1998), ch. 1, pp.19-60, 'Law in Shang-Zhou China'
    • Denis Twitchett and Michael Loewe, The Cambridge history of China, vol. 1. The Ch'in and the Han Empires, 221 BC - AD 220 (1986), pp. 520-544, 'Ch'in and Han Law'
    • Fung, Yu-lan (Feng, Youlan), A history of Chinese philosophy, 2 vols. trans. Derk Bodde (1952-53) vol II, ch. 2, pp. 7-87, 'Dong Zhongshu and the new text school'
    • de Bary et al., ed. Sources of Chinese Tradition,
      • vol. I, ch. 1, pp. 3-23, 'The oracle-bone inscriptions of the late Shang dynasty'
      • vol. I, ch. 4, pp. 64-76, 'Mozi: Utility, uniformity and uniersal love'
      • vol. I, pp. 159-183, 'Xunzi'
      • vol. I, pp. 199-212, 'Han feizi; Li si'
      • vol. I, pp. 292-310, 'Dong Zhongshu'
    • 리링 지음, 황종원 옮김, 논어, 세번 찢다 - 계보, 사상, 통념을 모두 해체함 (글항아리, 2011)
    • 허옌장, 김지은 옮김, 인간 공자: 중국고대 역사소설 (알에이치코리아, 2012)
    • 이우재, 이우재의 논어 일기 (증보판) (북이십일, 2013)
    • 풍우란 지음, 박성규 옮김, 중국철학사 (까치, 1999)
      • vol.1, pp. 177-213, '맹자와 유가 중의 맹자학'
      • vol.1 pp. 79-128, '공자와 유가의 흥기'
    • 김기창, 새롭게 만나는 공자 - 결기(仁), 윤리(禮), 배움(學)에 대한 다른 해석 (이음, 2021)
  3. Occasional references will be made to the following:
    • Yao, Xinzhong, An introduction to Confucianism (2000)
    • Shun, Kwong-loi, Mencius and early Chinese thought (1997)
    • John Knoblock, Xunzi: a translation and study of the complete works (1988-94)
    • J J L Duyvendak, The book of Lord Shang (1928)
    • Burton Watson (trans.), Basic writings of Mo Tzu, Hsün Tzu, and Han Fei Tzu (1967)
    • Wang, Hsiao-po and Leo Chang, The philosophical foundations of Han Fei's political theory (1986)
    • Angus Graham, Disputers of Dao (1989)
    • R. P. Peerenboom, Law and morality of ancient China: the silk manuscripts of Huang-Lao (1993)
    • Sarah Queen, From Chronicle to Canon: the hermaneutics of the Spring and Autumn according to Tung Chung-shu (1996)
    • Mark Lewis, Writing and authority in early China (1999)
    • Anthony Hulsewé, Remnants of Ch'in law (1985)
    • Anthony Hulsewé, Remnants of Han Law (1955)
    • Michael Loewe, Early Chinese texts: A bibliographical guide (1993)
    • Theodore de Bary et al., Sources of Chinese tradition, 2nd edn., vol. 1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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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합의의 강제

  • 법무관 고시에 의하여: Huius edicti aequitas naturalis est. quid enim tam congruum fidei humanae, quam ea quae inter eos placuerunt servare? Dig.2.14.1pr.
  • 항변으로: igitur nuda pactio obligationem non parit, sed parit exceptionem. Dig.2.14.7.4

2. Ulpianus의 설명 Dig. 2.4.7

  • Iuris gentium conventiones quaedam actiones pariunt, quaedam exceptiones.
  • 전형계약: Quae pariunt actiones,... transeunt in proprium nomen contractus: ut emptio venditio,...
  • '무명계약': Sed et si in alium contractum res non transeat, subsit tamen causa, ... esse obligationem
  • 항변사유: Sed cum nulla subest causa, propter conventionem hic constat non posse constitui obligationem

3. 기존채무의 이행 확인 constitutum debiti

  • Debitum autem ex quacumque causa potest constitui (Dig.13.5.1.6)
  • 자연채무이더라도 무방
  • 기한이익의 포기 (Dig.13.5.4)
  • 이행지 변경 합의 (Dig.13.5.5pr.)
  • 서면에 의한 보증 (Dig.13.5.26)
  • ... quoniam grave est fidem fallere. (Dig.13.5.1pr.)

4. 성의계약에 부가하여 이루어진 합의

5. 부제소의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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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ctio praescriptis verbis

2. 매매위탁/소유권유보 aestimatum

Aestimatio autem periculum facit eius qui suscepit: aut igitur ipsam rem debebit incorruptam reddere aut aestimationem de qua convenit. Dig.19.3.1.1

3. 교환 permutatio

  • 일방의 이행이 있어야 적용: Item emptio ac venditio nuda consentientium voluntate contrahitur, permutatio autem ex re tradita initium obligationi praebet. Dig.19.4.1.2
  • 일방의 이행이 있은 후 타방이 불이행하는 경우:
    • 이행이익(in id quod interest nostra illam rem accepisse, de qua convenit)의 배상을 구할 수 있음: actio praescriptis verbis
    • 급부물의 반환청구 가능: sed ut res contra nobis reddatur, condictioni locus est quasi re non secuta. Dig.19.4.1.4
  • 하자담보책임: actio in factum 부여 Dig.19.4.1.1

4. 제소전/소송상 화해 transactio

  • 분쟁의 타결을 위한 합의: Qui transigit, quasi de re dubia et lite incerta neque finita transigit. Dig.2.15.1
  • Aquiliana stipulatio 또는 pactum의 형태로
  • 합의사항의 준수는 항변 또는 소송의 형태로 강제가능: Qui fidem licitae transactionis rupit, non exceptione tantum summovebitur, sed et poenam, quam, si contra placitum fecerit rato manente pacto, stipulanti recte promiserat, praestare cogetur. Dig.2.15.16

5. 기한없는 사용대차 precarium

  • Precarium est, quod precibus petenti utendum conceditur tamdiu, quamdiu is qui concessit patitur. Dig.43.26.1pr.
  • Meminisse autem nos oportet eum, qui precario habet, etiam possidere. Dig.43.26.4.1
  • culpam non praestat is qui precario rogavit, sed solum dolum praestat, quamquam is, qui commodatum suscepit, non tantum dolum, sed etiam culpam praestat. Dig.43.2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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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관

  • 동업계약, 무한책임
  • 동업자 간의 손익분담관계를 규율
  • 신의성실(bona fides)에 근거한 계약관계:
    • Societas si dolo malo aut fraudandi causa coita sit, ipso iure nullius momenti est, quia fides bona contraria est fraudi et dolo. Dig.17.2.3.3
    • Quod autem ex furto vel ex alio maleficio quaesitum est, in societatem non oportere conferri palam est, quia delictorum turpis atque foeda communio est. plane si in medium collata sit, commune erit lucrum. Dig.17.2.53
  • 합의에 근거함
    • Qui admittitur socius, ei tantum socius est qui admisit, et recte: cum enim societas consensu contrahatur, socius mihi esse non potest quem ego socium esse nolui. (nam socii mei socius meus socius non est) Dig.17.2.19-20
    • Nemo potest societatem herede suo sic parere, ut ipse heres socius sit. Dig.17.2.35
    • Heres socii quamvis socius non est, tamen ea, quae per defunctum inchoata sunt per heredem explicari debent: in quibus dolus eius admitti potest. Dig.17.2.40 [I]n heredem autem socii proponitur actio, ut bonam fidem praestet. Dig.17.2.35

2. 조합원의 의무

  • 수익배분의무:
    • Cum specialiter omnium bonorum societas coita est, tunc et hereditas et legatum et quod donatum est aut quaqua ratione adquisitum communioni adquiretur. Dig.17.2.3.1
    • Coiri societatem et simpliciter licet: et si non fuerit distinctum, videtur coita esse universorum quae ex quaestu veniunt, hoc est si quod lucrum ex emptione venditione, locatione conductione descendit. Dig.17.2.7
  • 주의의무:
    • Socius socio etiam culpae nomine tenetur, id est desidiae atque neglegentiae. culpa autem non ad exactissimam diligentiam dirigenda est: sufficit etenim talem diligentiam communibus rebus adhibere, qualem suis rebus adhibere solet, quia qui parum diligentem sibi socium adquirit, de se queri debet. Dig.17.2.72
    • socios inter se dolum et culpam praestare oportet. si in coeunda societate, inquit, artem operamve pollicitus est alter, veluti cum pecus in commune pascendum aut agrum politori damus in commune quaerendis fructibus, nimirum ibi etiam culpa praestanda est. Dig.17.2.52.2

3. 조합관계의 종료

  • Dissociamur renuntiatione morte capitis minutione et egestate. Dig.17.2.4.1
  • 탈퇴와 신의칙:
    • si, cum omnium bonorum societatem inissemus, deinde cum obvenisset uni hereditas, propter hoc renuntiavit: ideoque si quidem damnum attulerit hereditas, hoc ad eum qui renuntiavit pertinebit, commodum autem communicare cogetur actione pro socio. Dig.17.2.65.3
    • Item si societatem ineamus ad aliquam rem emendam, deinde solus volueris eam emere ideoque renuntiaveris societati, ut solus emeres, teneberis quanti interest mea. Dig.17.2.65.4
  • 특약이 없으면 조합원 1인의 사망으로 조합관계는 종료: Morte unius societas dissolvitur, etsi consensu omnium coita sit, plures vero supersint, nisi in coeunda societate aliter convenerit. nec heres socii succedit: sed quod ex re communi postea quaesitum est, item dolus et culpa in eo quod ex ante gesto pendet tam ab herede quam heredi praestandum est. Dig.17.2.65.9
  • 해산을 구하는 소송: proculus enim ait hoc ipso quod iudicium ideo dictatum est, ut societas distrahatur, renuntiatam societatem, sive totorum bonorum sive unius rei societas coita sit. Dig.17.2.65pr.
  • 조합사업의 종료, 조합원의 파산, 조합원 재산의 강제매각

4. actio pro socio

5. 거래 상대방과의 관계

  • Si quis societatem contraxerit, quod emit ipsius fit, non commune: sed societatis iudicio cogitur rem communicare. Dig.17.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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