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而時習之 ?

김기창, 새롭게 만나는 공자 – 결기(仁), 윤리(禮), 배움(學)에 대한 다른 해석 (이음, 2021), 제2장 배움과 실천(59-106면)

주류적 해석의 문제점

子曰:學而時習之,不亦說乎?(學而, 1.1)

學이라 함은 본받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모두 선하지만 깨닫는 시점에는 선후가 있다. 나중에 깨닫는 자는 먼저 깨달은 자의 행위를 반드시 본받아야 한다. 그래야 더욱 선해지고 그 시초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게 된다. 習은 새가 여러차례 날개짓을 하듯 자주 함을 뜻한다. 배움을 중단해서는 안되며 새가 여러차례 날개짓을 하듯 계속 반복해야 한다. 說은 기쁘다는 뜻이다. 이미 배운 것을 또다시 때때로 거듭 익히면, 배운 내용이 무르익게 된다. 기쁨은 바로 거기에서 나온다. 그것을 맛본 자는 중단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程선생(程颐; 1033~1107 북송시대의 학자)은 ‘習은 반복 학습을 뜻한다. 시간 날 때마다 반복해서 생각해보고 풀어보면 그 내용에 흠뻑 젖게 된다. 바로 이것이 기쁨이다’라고 했다. 그는 또 ‘배운다는 것은 장차 그 내용을 실행하기 위함인데, 배운 내용을 자주 반복 학습하면 배운 것이 내 것이 되므로 기쁜 것이다’하고 했다. 谢씨(谢良佐 1050~1103)는 ‘時習은 익히지 않는 때가 없이 언제나 익힌다는 뜻이다. 앉아 있을 때에는 尸童처럼 곧게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익히고, 서있을 때는 엄숙하고 가지런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익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주희(1130-1200; 남송 1127-1279) 四書章句集注: 人性皆善,而覺有先後,後覺者必效先覺之所為 … 既學而又時時習之,則所學者熟,而中心喜說. … 程子(1033-1107; 북송시대)曰 「習,重習也。時復思繹,浹洽(협흡)於中,則說也。」

學 v 學文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 말이야, 집에서는 부모님 잘 모시고 밖에서는 형제애를 발휘해서 사람을 대해야 한다. 매사에 삼가고(=대충 대충 하지 말고) 신의를 지켜야 해. 모든 이를 두루 사랑하되,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윤리적 결기가 있어야 해. 이렇게 하고도 힘이 남으면 그때는 책 좀 읽어.”
子曰:「弟子入則孝,出則弟,謹而信,汎愛眾,而親仁。行有餘力,則以學文。」 (學而, 1.6)

시경에 수록된 시 300편을 달달 외우지만, 막상 나라 일을 맡겨보면 해내지 못하고, 외교 사신으로 보내면 혼자서는 상대방을 대하지도 못하는 자들. 이런 자들이 아무리 많아 본들 어디에 써먹겠나?
子曰:「誦詩三百,授之以政,不達;使於四方,不能專對;雖多,亦奚以為?」(子路, 13.5)

자하가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재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유혹을 물리치고, 온 힘을 다해서 부모를 모시고, 온 몸을 다 바쳐서 임금을 섬기며, 친구간에 교제할 때 그 언사가 믿음직 스럽다면, 비록 남들은 그 사람을 두고 못 배운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는 반드시 그 사람은 배운 사람이라고 말하겠다.”
子夏曰:「賢(=猶善也。又勝也)賢 易(=芟治草木; 삼치초목)色,事父母能竭其力,事君能致其身,與朋友交言而有信。雖曰未學,吾必謂之學矣。」 (學而, 1.7)

賢:《說文》多才也

cf. 子曰:「已矣乎!吾未見好德如好色者也。」(衛靈公 15.13) (子罕 9.18)

자로가 子羔(자고)를 천거하여 비(費) 고을의 행정을 맡도록 했다. 선생님이 “애를 버리는구나”라고 말하자 자로가 이렇게 대꾸했다. “백성도 돌봐야 하고, 제사도 모셔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꼭 책을 읽어야만 배우는 것입니까?”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이래서 내가 말재주 좋은 것을 미워해.”
子路使子羔(자고)為費宰。子曰:「賊夫人之子。」子路曰:「有民人焉,有社稷焉。何必讀書,然後為學?」子曰:「是故惡夫佞者。」 (先進, 11.25)

참고: Chai is simple. Shen is dull and pompous. Shi is specious. You (Zi Lu) is rough and tough.
柴(=자고)也愚,參(=증자)也魯,師(=자장)也辟,由(=자로)也喭(안; rough and tough) 。(先進, 11.18)

子以四教:文,行,忠,信。 (7.25)

子所雅言,詩、書、執禮,皆雅言也。(7.18)

孔子以詩書禮樂教,弟子蓋三千焉,身通六藝者七十有二人(사마천, 사기, 孔子世家 62)

六藝 = 詩, , , , , 春秋 (春秋繁露, 玉杯 5)

徐幹 中論, 《治學》 1 (教以六德,曰智、仁、聖、義、中、和,教以六行,曰孝、友、睦、婣、任、恤;教以六藝,曰禮、樂、射、御、書、數) (서간은 후한의 학자: 171-218)

달항마을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공자 그 사람 대단하지. 배운 것은 많아도 명성을 드날린 분야는 하나도 없어.” 선생님이 이 말을 듣고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난 뭘하면 좋을까? 수레몰기를 할까? 활쏘기를 할까? 수레몰기나 해야겠다.” (子罕 9.2)

 

學: 見 + 聞

‘어떻게’ 배우는가?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잘 알지도 모르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아. 많이 듣고 그 중 좋은 것을 가려서 따르고, 풍부한 경험을 통해서 깨닫게 되. 이게 바로 앎의 방법이야.”
子曰:「蓋有不知而作之者,我無是也。多聞擇其善者而從之,多見而識之,知之次也。」 (述而, 7.28)

자장(子張)이 직장을 구할 생각으로 배우려 했다.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여러가지를 많이 듣고(多聞), 의심스러운 것을 가려낸 후 남는 것을 신중하게 말하면 실수가 적을 것이다. 여러가지를 많이 보고(多見), 위태로운 것을 가려낸 후 남는 것을 신중하게 행하면 후회가 적을 것이다. 언사에 실수가 적고 후회할 행동이 별로 없게 되면 직장도 생기게 마련이야.”
子張學干祿。子曰:「多聞闕疑,慎言其餘,則寡尤;多見闕殆,慎行其餘,則寡悔。言寡尤,行寡悔,祿在其中矣。」 (為政, 2.18)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릇된 입장을 취하게 되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게 되지.”
子曰:「學而不思則罔,思而不學則殆。」 (為政, 2.15)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내가 과거에 종일 밥도 안먹고 밤새도록 잠도 안자고 생각에 골몰한 적이 있었지만 얻는게 없었어. 배우는 것만 못해.”
子曰:「吾嘗終日不食,終夜不寢,以思,無益,不如學也。」 (衛靈公, 15.31)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자로(子路; 제자 중 한 사람)야, 안다는게 뭔지 가르쳐 주랴? 자신이 아는게 뭔지를 알고, 자신이 모르는게 뭔지를 아는 것. 이게 아는 거야.”
子曰:「由!誨女知之乎?知之為知之,不知為不知,是知也。」 (為政, 2.17)

cf.) “When I left him, I reasoned thus with myself: I am wiser than this man, for neither of us appears to know anything great and good; but he fancies he knows something, although he knows nothing; whereas I, as I do not know anything, so I do not fancy I do. In this trifling particular, then, I appear to be wiser than he, because I do not fancy I know what I do not know.” – Apology, 6

好學: 배우기를 즐기다

‘무엇을’ 배울 것인가?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음식을 먹을 때에도 배부름을 추구하지 않고, 기거를 정함에도 안락함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처리는 기민하게 하고, 언행은 신중하며, 올바른 길을 택해서 나아간다면 가히 배우기를 즐긴다고 할만하지.”
子曰:「君子食無求飽,居無求安,敏於事而慎於言,就有道而正焉,可謂好學也已。」 (學而, 1.14)

애공(哀公)이 공자에게 “제자 중 누가 배우기를 좋아하는가?”라고 물었다. 공자가 대답하기를, “안회라는 자가 배우기를 좋아했습니다. 분노의 대상을 쉽사리 바꾸지 않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습니다. 불행하게도 일찍 죽었습니다. 지금은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가 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哀公問:「弟子孰為好學?」孔子對曰:「有顏回者好學,不遷怒,不貳過。不幸短命死矣!今也則亡,未聞好學者也。」 (雍也, 6.3)

자하가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언제나 자각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뭔지를 항상 잊지 않는다면 배우기를 즐긴다고 할 수 있다.”
子夏曰:「日知其所亡,月無忘其所能,可謂好學也已矣。」 (子張, 19.5)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십여 가구가 있는 마을에도 충직함과 믿음직함이 나와 같은 자는 받드시 있겠지만, 배우기를 나만큼 좋아하는 이는 없을 거야.”
子曰:「十室之邑,必有忠信如丘者焉,不如丘之好學也。」 (公冶長, 5.28)

선생님이 무성(武城)에 있는 제자들을 방문하셨을 때 악기와 노래 소리가 들려오기에 흡족한 기분이 들어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닭 잡는데 어째서 소잡는 칼을 쓰냐?” 자유(子游)가 이렇게 대꾸했다. “일찌기 저는 선생님께서 ‘고귀한 군자가 올바른 길을 배우면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소인이 올바른 길을 배우면 일 시키기가 쉬워진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자유(子游) 말이 맞다. 조금 전에 내가 한 말은 그저 웃자고 한 것이다.”
子之武城,聞弦歌之聲。夫子莞爾而笑,曰:「割雞焉用牛刀?」子游對曰:「昔者偃(언=子游)也聞諸夫子曰:『君子學道則愛人,小人學道則易使也。』」子曰:「二三子!偃之言是也。前言戲之耳。」 (陽貨, 17.4)

단계적 향상

자공이 이렇게 말했다.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는 것. 이거 어때요?” 선생님이 말했다. “그럴 수 있지. 하지만 가난해도 행복하고, 부유하면서도 예법을 좋아하는 것만은 못해.” 자공이 이렇게 말했다. “《詩》에 보면, ‘잘라내고, 깍아내고, 갈아내고, 광을 내고’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게 이걸 말하는 군요.” 선생님이 말했다. “賜야, 이제 너랑 詩를 말할 수 있겠구나. 옛 일을 일러주니 앞 일을 아는구나!”
子貢曰:「貧而無諂,富而無驕,何如?」子曰:「可也。未若貧而樂,富而好禮者也。」子貢曰:「《詩》云:『如切如磋,如琢如磨。』其斯之謂與?」子曰:「賜也,始可與言詩已矣!告諸往而知來者。」 (學而, 1.15)

Confucius said, ‘Some people just understand. They are the top class. Those who learn and then understand are in the next class. Some people are dim and yet they learn. They are in the next class. Those who are dim and yet do not learn; they are in the lowest class.’
孔子曰:「生而知之者,上也;學而知之者,次也;困而學之,又其次也;困而不學,民斯為下矣。」 (季氏, 16.9)

時 = 的時

백성을 동원해서 일을 시키려면 적절한 시점을 택해야 한다. 使民以時 (1.5) (시도때도 없이 함부로 동원하면 안된다는 뜻)
산에 있는 까투리로구나. 제철이지! 제철이지! (「山梁雌雉,時哉時哉」) (10.18)
그분은 말씀하실 때가 된 연후에 말씀하시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분 말씀을 싫어하지 않고 … (夫子時然後言,人不厭其言) (14.13) (때가 아닌데 함부로 끼어들어 말하지 않는다는 뜻)
하(夏)나라의 달력(절기, 節期)에 따르고 (行夏之時) (15.11)
나이가 어릴 때에는 몸과 마음의 기운이 불안정하니 욕정을 조심하고 (少之時,血氣未定,戒之在色) (16.7)
공자는 그 사람(양화, 陽貨)이 없는 때를 골라, 그에게 답례 방문을 했다. (孔子時其亡也,而往拜之) (17.1)
사계절이 때맞춰 오고, 온갖 생물이 태어나지만 어디 하늘이 말을 하더냐? (四時行焉,百物生焉,天何言哉) (17.19)

習 = 親習

증자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매일 세 가지 측면에서 내 스스로를 돌아본다. 타인을 위해서 일을 도모함에 충심을 다했는지, 친구들과 교류함에 신의를 지켰는지, 내가 가르친 내용을 내가 실천(習)하는지?”
曾子曰:「吾日三省吾身:為人謀而不忠乎?與朋友交而不信乎?傳不習乎?」 (1.4)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본성이야 서로 비슷하겠지만, 그것을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데 있어서는 서로 다르게 된다.”
子曰:「性相近也,習相遠也。」 (陽貨, 17.2)

참고:

군자는 몸소 행하는 일에 신중해야 한다(君子慎所習) (공안국)

선한 일을 실제로 몸소 행하면(習於善) 군자가 되고, 악한 일을 실제로 몸소 행하면(習於惡) 소인이 되어 서로 멀어지게 된다 若習於善則為君子 若習於惡則為小人, 是相遠也 (論語注疏)

이윤(伊尹)이 이렇게 말했다. “이 옳지 못한 것은 실제 행동을 통하여 성품으로 완성된다. 伊尹曰:「茲乃不義,習與性成。… 」 尙書, 太甲上 3

孟子曰:「行之而不著焉,習矣而不察焉,終身由之而不知其道者,眾也。」(진심 상, 5)

習於禮, 習射, 習舞, 習吹(나팔불기), 習五戎(다섯가지 병기를 다루는 것),

問道藝曰:「子習於某乎?」、「子善於某乎?」(예기, 소의)

所游必有常,所習必有業(예기, 곡례 상)

Why learn? Learn a lesson.

유자(有子)가 이렇게 말했다. “약속한 내용이 의로움에 가까우면, 약속한 말 그대로 실행할 수 있다. 공손함이 예법에 가까우면 치욕스러움을 멀리할 수 있다. 그렇게 하고도 친한 사이가 멀어지지 않게 할 수 있는자는 또한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 有子曰:「信近於義,言可復也;恭近於禮,遠恥辱也;因不失其親,亦可宗也。」(학이 1.13)

cf. 大人者,言不必信,行不必果,惟義所在. 孟子, 離婁下 39

선생님이 말했다. “고귀한 군자는 천하를 상대로 행동하지. 꼭 이래야 하는 것도 없고, 이러면 절대로 안된다는 것도 없어. 옳음이 그와 함께 할거야.” 子曰:「君子之於天下也,無適也,無莫也,義之與比。」 (里仁, 4.10)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공손하기만 하고 예법을 따르지 않으면 고되기만 하고, 신중하기만 하고 예법을 따르지 않으면 겁쟁이가 되고, 용감하기만 하고 예법을 따르지 않으면 반란이나 일으키게 되고, 정직하기만 하고 예법을 따르지 않으면 옴짝달싹을 못하게 되지.” 子曰:「恭而無禮則勞,慎而無禮則葸,勇而無禮則亂,直而無禮則絞。(태백 8.2)

仁을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우매하게 되고, 지혜를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방탕하게 되고, 신의를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도적질을 하게 되고, 정직을 좋아하되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꼼짝달싹 못하게 되고, 용기를 좋아하되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반란을 일으키게 되고, 강인함 좋아하고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미친 짓을 하게 되지. 好仁不好學,其蔽也愚;好知不好學,其蔽也蕩;好信不好學,其蔽也賊;好直不好學,其蔽也絞;好勇不好學,其蔽也亂;好剛不好學,其蔽也狂 (陽貨, 17.8)

실천을 위한 배움, 배움을 위한 실천

자하(子夏)가 이렇게 말했다: “맡은 일을 잘 하려면 배워야 하고, 잘 배우려면 일을 맡아 해야 한다.”
子夏曰:「仕而優則學,學而優則仕。」 (子張, 19.13)

자하가 이렇게 말했다. “널리 배우고 의지를 돈독히 하고, 절실하게 회의하고 치열하게 사고하는 것, 윤리적 결기는 여기서 생겨난다.
子夏曰:「博學而篤志,切問而近思,仁在其中矣。」 (子張, 19.6)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배우고, 적절한 때에 그걸 실천하면 기쁘지 않겠나!” (1.1)